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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87295518
· 쪽수 : 444쪽
· 출판일 : 2020-09-30
책 소개
목차
서문
반역의 학자THE CLERIC OF TREASON
빈, 빈, 오직 너뿐WIEN, WIEN, NUR DU ALLEIN
수렁으로부터DE PROFUNDIS
신의 스파이GOD’S SPIES
죽은 자들의 집에서FROM THE HOUSE OF THE DEAD
죽은 자들에 대하여DE MORTUIS
천 년의 고독ONE THOUSAND YEARS OF SOLITUDE
시간 죽이기KILLING TIME
검은 도나우 강BLACK DANUBE
비비B.B.
불안한 라이더UNEASY RIDER
희귀조RARE BIRD
죽은 편지들DEAD LETTERS
거울 속의 호랑이들TIGERS IN THE MIRROR
뉘앙스와 양심에 관하여해OF NUANCE AND SCRUPLE
동쪽의 눈으로UNDER EASTERN EYES
고양이 인간CAT MAN
친구의 친구THE FRIEND OF A FRIEND
성스럽지 않은 금요일BAD FRIDAY
잃어버린 동산THE LOST GARDEN
짧은 눈길SHORT SHRIFT
오래된 반짝이는 눈ANCIENT GLITTERING EYES
세 도시 이야기A TALE OF THREE CITIES
아서의 죽음LA MORTE D’ARTHUR
인간의 언어들THE TONGUES OF MEN
왕들의 죽음A DEATH OF KINGS
말을 주시오GIVE THE WORD
성찰하는 삶AN EXAMINED LIFE
부록 : 조지 스타이너의 <뉴요커> 에세이 전체 목록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민족주의는 현대사의 독극물이다. 인간이 민족의 이름으로, 깃발에 대한 소아적 환상으로 서로를 불태우고 도축하는 일보다 더 야만적인 부조리는 없다. 시민권은 쌍무 계약으로, 언제나 비판적 검토의 대상이며, 필요하면 파기도 가능하다. 거대 불의와 거대 오류를 감내할 가치가 있는 인간의 도시는 없다. 소크라테스의 죽음이 아테네의 생존보다 더 깊은 의미가 있다. 프랑스 역사의 가장 빛나는 일은 프랑스인들이 드레퓌스 사건으로 공동체가 무너지고 민족적 유대가 약화될 위험을 (실제로 그랬다) 감수했다는 것이다. 포스터 훨씬 이전에 이미 존슨 박사가 애국주의를 악당의 마지막 도피처라고 정의했다.
나는 인간이라는 동물이 국경과 여권 없이 사는 법을 익히지 않으면, 이 상처 가득한 지구에서 모두가 서로의 손님임을 이해하지 못하면, 계속 생존을 유지해 나갈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조국은 (동구건 서구건) 현대 관료주의 정권의 감시와 괴롭힘이 각자에게 자기 일을 하도록 허락해주는 작은 공용 공간이다. 그것은 호텔 방일 수도 있고 가까운 공원 벤치일 수도 있다. 나무는 뿌리가 있지만, 사람은 다리가 있기 때문에 양심에 아니라고 느껴지면 떠날 수 있다. 그래서 포스터의 도전적 발언에는 옹호할 만한 보편적 휴머니즘이 있다. 앤서니 블런트가 화려한 경력을 버리고 황폐한 모스크바로 망명하거나 케임브리지 친구들을 밀고하는 대신 자살을 했다면, 우리는 그를 반역자라고 욕할지언정 포스터의 고귀한 패러독스를 실행한 자로 인정하고, 소년 시절의 충성이라는 오랜 전통을 나름의 논리로 완성했다고 보았을 것이다. 블런트는 물론 그렇게 무모하거나 우아한 일을 하지 않았다. 그는 조국과 친구 모두를 똑같이 냉혹하게 배신했다.
오늘날의 고교생들은 뉴턴이나 가우스는 모르던 방정식을 푼다. 생물학과 학부생들은 다윈을 가르칠 수 있다. 하지만 인문학은 그 반대다. 서구에서 앞으로 윌리엄 셰익스피어를 능가는 고사하고 그에 필적할 만한 작가도 나올 수 없다거나 음악계에서 모차르트와 슈베르트가 보여준 놀라운 다산성은 다시는 없을 거라는 명제는 논리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 하지만 직관적으로는 막대한 설득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