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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고전
· ISBN : 9791192085012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1-12-1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완판 36장본
청룡이 깃든 아이
깊은 한을 품고서
초낭의 음모
집을 떠나다
활빈당의 습격
포도대장을 쫓다
뒤집힌 홍 씨 가문
진짜 길동 찾기
압송 작전
제도를 향해
을동과 세 부인
아버지의 초상
율도국 정복
모든 뜻을 이루다
경판 30장본
해설 《홍길동전》을 읽는 즐거움
책속에서
길동이 빠르게 자라 여덟 살이 되었다. 눈에 띄게 총명해서 하나를 들으면 백을 알았다. 공이 더 사랑하고 소중히 여겼으나 근본이 천한 까닭에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고 형을 형이라 부르면 꾸짖었다. 길동은 열 살이 넘도록 감히 아버지와 형을 부르지 못했다. 하인들마저 길동을 무시하자 원통한 마음이 뼈까지 사무쳐 좀처럼 마음을 잡지 못했다.
구월, 가을 보름이 되었다. 둥근 달은 밝았고 맑은 바람은 쓸쓸히 불어와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혔다. 길동이 글을 읽다가 책상을 밀치며 탄식했다.
“대장부가 세상에 태어나 공자와 맹자를 본받지 못하면, 병법을 공부해 대장군의 도장을 허리에 비껴 차고 동과 서를 정벌해 나라에 큰 공을 세우고 이름을 만대에 빛내는 것이 장부가 해야 할 기쁜 일이다. 그런데 내 한 몸은 왜 이렇게 외로울까? 아버지와 형이 있어도 아버지와 형이라 부르지 못하니 심장이 터질 지경이다. 참으로 원통하구나!” _경판 30장본 〈깊은 한을 품고서〉 중에서
‘내 팔자가 사나워 집을 나와 도적 소굴에 몸을 맡기게 되었으나 본심은 아니다. 입신양명해서 임금을 도와 백성을 구하고 부모가 영화를 누리게 해야 하거늘, 남의 천대를 못 참아 이 지경에 이르렀다. 차라리 이를 기회로 삼아 큰 이름을 후세에 전해야 하리.’
길동은 짚으로 허수아비 일곱을 만든 후 군사 오십 명씩과 함께 팔도에 보냈다. 혼과 넋이 다 따로 있어 조화가 무궁했다. 군사들 또한 진짜 길동이 어느 도로 가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길동과 허수아비 일곱은 팔도를 마음껏 누비며 나쁜 사람의 재물을 빼앗아 불쌍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수령의 뇌물을 훔치고, 창고를 열어 백성에게 베풀었다. 곳곳마다 한바탕 소동이 일어 각 읍의 군사들은 뜬눈으로 창고를 지켰다. 그러나 길동이 수단을 한 번 부리면 비바람이 크게 불고 구름과 안개가 짙게 깔려 하늘과 땅을 구별하기 어려워지니, 손이 묶인 듯 전혀 막지 못했다. 길동은 팔도에서 난을 일으키며 이름을 똑똑히 외쳤다.
“활빈당 장수 홍길동이다.” _완판 36장본 〈포도대장을 쫓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