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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91193058121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3-10-13
책 소개
목차
제1부 좋은 규제가 갖춰야 할 조건
좋은 규제 매니페스토
좋은 규제의 13대 조건
1. 국민 전체의 이익을 증가시키는 규제
2. 안전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규제
3. 예측가능성은 높이고 불확실성은 제거한 규제
4. 과학적 증거가 충분한 규제
5. 이해관계자 의견을 제대로 수렴한 규제
6. 누구나 검증 가능한 성과 목표가 제시된 규제
7. 다른 규제와 유사하거나 중복되지 않는 규제
8. 규제 이외 다른 대안이 없어 도입된 규제
9. 하면 안 되는 일만 지정하는 규제
10. 비용보다 혜택이 더 큰 규제
11. 국제적으로 규제 강도가 가장 낮은 규제
12. 미래의 기술 발전을 촉진하는 규제
13. 낡고 비현실적인 요소를 제거한 규제
제2부 나쁜 규제에 대한 슬기로운 대응법
시민 주도, 제대로 된 규제개혁
시민과 기업의 슬기로운 규제 청원 5대 전략
악마는 디테일에, 생생하고 상세한 이슈 정리
제3자도 동의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객관화
현실과 떨어진 책상 위 황당 규제임을 설명
나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을 힘들게 하고 있음을 강조
정부의 걱정거리를 미리 예측해서 대응
규제개선 요구, 이렇게 하라
규제개혁신문고 활용
규제 샌드박스 신청
한시적 규제유예 신청
중소기업 옴부즈만에 건의
지방자치단체에 규제개혁 청원 접수
경제단체 등 다양한 민간 채널 활용
시민이 주도하는 규제영향분석
제3부 나쁜 규제를 없애야 하는 이유
규제개혁 없이 국가 발전 없다
정부의 역할
규제와 국가 발전
규제개혁이 필요한 이유
규제개혁에 대한 오해와 혼동
규제개혁에 대한 흔한 혼동
규제개혁 제대로 이해하기
규제개혁이 표류하는 이유
규제와 이해관계
규제집행과 의도하지 않은 결과
규제개혁과 갈등관리
마치며: 좋은 규제는 시민의 권리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머리말>
규제개혁을 위한 시민행동을 제안한다
이 책은 규제강국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 시민과 기업을 위한 규제개혁 시민행동 지침서다. 정부가 규제를 제대로 개혁하지 못하니, 시민과 기업이 직접 나서서 정부의 규제개혁을 압박하자는 말이다.
그런데 압박하는 데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내가 불편하다고 정부 규제를 바꿔 달라는 것은 투정에 불과하다. 스쿨존 규제가 운전하는 데 불편하다고 바꾸라고 하면 누가 납득하겠는가? 도로 여건과 어린이들의 접근성에 대한 분석, 학교가 문을 여는 시간과 문을 닫는 시간에 대한 일률적인 속도 제한 적용의 타당성, 학교 앞에 좁은 1차선 도로만 있는 경우와 신호등이 있는 4차선, 6차선 도로가 있는 경우 등, 도로 여건의 차이 등을 근거로 현재 스쿨존 규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합리적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을 요구하면 달라진다. 전자는 ‘단순 민원’에 불과하지만 후자는 불합리한 규제에 대한 강력한 ‘규제 청원’이 된다.
이 책은 국무조정실의 의뢰로 정부 관료들의 규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저술한 ‘정부 규제 바로 알기’(일명 규제개혁 교과서) 보고서에서 출발했다.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규제가 왜 문제가 되는지, 규제가 꼭 필요하더라도 어떻게 설계하면 시민과 기업의 불편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지, 규제개혁을 위해 정부가 어떤 수단을 쓸 수 있는지를 정리한 것이다.
그 보고서를 규제자인 정부 관료의 입장이 아니라 피규제자인 시민과 기업 입장에서 개작했다. 시민과 기업이 겪고 있는 규제 애로를 정부의 시혜적 규제개선이 아니라 시민의 정당한 규제개선 청구권을 행사함으로써 해결해 나가는 지침서로 만들어진 것이다.
제1부에서는 좋은 규제와 불량 규제는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한다. 좋은 규제는 이 책에서 제시한 13대 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독자들은 현재 자신에게 피해를 주는 규제가 있는 경우, 여기에서 제시된 좋은 규제의 13대 조건을 기준으로 무엇이 문제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제2부는 슬기로운 규제 청원 방법에 관한 것이다. 시민과 기업의 규제애로를 해소하는 데 직접 참여했던 필자들이, 그 경험을 바탕으로 공무원들을 설득시키는 지혜를 정리한 것이다. 좋은 규제의 조건을 갖추지 않았다고, 불량 규제라고 지적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공무원들이 이를 알면서도 스스로 고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걱정도 많다. 함부로 풀어 줬다가 내가 어떻게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것이다.
지피지기라고 했다. 규제개선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공무원의 기저심리를 이해하고 그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다. 제2부에서는 또한 이제까지 한국에서 효과를 봤던 규제개혁 방법에는 무엇이 있었는지, 규제 청원을 할 때 어떤 창구를 활용할 수 있는지를 설명했다.
제3부는 한국의 규제 현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작성한 것이다. 규제개혁이 왜 어려운지, 어렵지만 반드시 성취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경제와 규제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정리했다. 1, 2부를 읽은 독자들에게 일종의 심화학습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누구나 공무원들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는 오로지 절반의 진실에 불과하다. 공무원은 공익을 내세워 끊임없이 자기 영역 확장을 시도할 수밖에 없는 제도적 유인구조 속에 놓여 있다. 공무원의 자기 영역 확장이란 무엇인가? 규제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법률 하나 만들면 그 법을 운영하기 위해 적어도 1개 팀이 꾸려진다. 우리나라에 있는 대다수 ‘진흥법/발전법’은 그렇게 쓰여 있더라도 ‘족쇄법’이라고 읽어야 한다. 무슨무슨 산업진흥법에는 정부가 그 산업 발전을 위한 중장기계획을 주기적으로 만들어야 하며, 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공공기관을 만들고, 관련한 자격증을 도입하는 등, 정해진 도식이 있다. 이 모든 것이 공무원들의 자기 영역 확장과 연계된다. 그래서 규제개혁은 어렵다. 공무원들로 하여금 권력을 내려놓고 조직을 줄이라고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민과 기업인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규제청원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공무원들의 공고한 규제 정당화 논리를 깨부술 수 있어야 실마리가 잡힌다. 공무원들이 주장하는 논리에 어떤 허점이 도사리고 있는지 알 수 있어야 공무원을 상대로 한 규제 청원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예를 들면 이 책 제1부에서 말하는 좋은 규제의 13대 조건의 어떤 것을 규제가 충족하지 못하는지를 공박할 수 있어야 한다. 규제로 인한 민간의 피해가 얼마인지 계산해서 제시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경우에 따라서는 나를 위해 대신 싸워 줄 공무원도 동원할 수 있어야 한다.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은 그 직무가 규제를 개선하는 일이다. 규제개혁신문고 등 규제개혁 창구를 이용해 여기서 일하는 공무원들을 설득할 수 있다면 여러분을 대신해서 부처를 상대로 규제개선을 압박할 것이다.
규제가 없는 국가는 이 세상에 없다. 국가와 사회를 유지하는 게임의 규칙이 바로 규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규제’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그렇다고 모든 규제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 자유와 선택권, 재산권을 과도하게 억제하는 규제는 독버섯이다. 이러한 규제를 솎아 내야 한국은 선진‘도상’국이 아니라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도 잘못 만들어진 규제가 도처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규제가 민간의 경제적 자유를 과도하게 옥죄면 국가경제는 서서히 침몰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잠깐 한국의 규제 현실에 대해서 살펴보자.
김대중 정부가 1998년 본격적인 규제개혁을 추진한 이래 한국은 올해로 만 25년째 규제개혁을 외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 이후 모든 대통령이 규제개혁을 국정과제로 추진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하는 시장규제지수에서 한국은 세계 최강 규제국가의 반열에 올라선 지 오래다. OECD가 2013년에 발표한 규제지도를 보면 한국은 중국·러시아 같은 1당 지배 독재 체제 국가와 마찬가지로 규제적색국가로 분류돼 있다. 2018년에는 규제지도를 공표하지 않았지만, 이 해 한국의 규제 강도로 볼 때 지도가 발표됐더라도 녹색, 혹은 오렌지색 국가로의 승급은 없었을 것이다.
이 지수가 왜 중요한가? OECD 분석 결과, 규제 강도와 경제 성장과의 상관 관계가 입증됐기 때문이다. 규제가 강하면 성장잠재력을 갉아먹는다는 말이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이미 경제대국 미국, 유럽연합(EU)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 조만간 잠재성장률이 미국이나 EU보다 낮아지는 데 드크로스(dead cross)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경제의 발목을 잡아왔던 규제가 지난 25년 동안 서서히 한국의 성장잠재력을 갉아먹어 왔다는 것이다. 끓는 물 속의 개구리(boiling frog)와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지난 25년 동안 정부가 규제개선을 잘 할 것으로 믿어 왔던 게 실책이다. 규제가 밥줄인 공무원에게 스스로 알아서 바꾸라고 했으니 실패가 뻔했다. 이제 규제 강국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시민과 기업이 불합리한 규제는 내가 나서서 고치겠다는 각오로 정부를 상대로 일전을 벌이는 일이다. “규제당하지만 말고, 일어나 바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