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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54430425
· 쪽수 : 316쪽
· 출판일 : 2013-12-24
책 소개
목차
오스카 와일드 / 별아이
기 드 모파상 / 크리스마스이브
한스 안데르센 / 전나무 이야기 성냥팔이 소녀
셀마 라겔뢰프 / 크리스마스 밤. 크리스마스 이야기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 불쌍한 아이들의 크리스마스트리
빌헬름 라베 / 종소리
펠릭스 티메르망 / 이집트로의 도주
안톤 체호프 / 방카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케스트너에게 보내는 편지
테오도르 슈토름 / 크리스마스트리 아래서
니콜라이 레스코프 / 낮도둑
러시아 전설 / 네 번째 동방박사 이야기
니콜라이 레스코프 / 두 개의 동화가 있는 크리스마스
아달베르트 슈티프터 / 얼음 절벽
저자소개
책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일 중 하나는 연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한겨울에 찾아온다. 태양은 들판 위를 비스듬히 비추고 논밭은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인 계절에 축일 중의 축일, 크리스마스가 찾아오는 것이다.
가톨릭교회에서 예수님이 태어난 날인 크리스마스는 가장 성대한 축일이며,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예수님이 태어난 시각인 자정부터 이미 야간 축제로 화려하게 크리스마스의 문을 연다. 자정이 되면 고요하고 어두운 한겨울의 밤공기를 가르며 교회 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손에 등불을 든 사람들도, 어둠 속에서 눈을 밝히는 사람들도, 눈 덮인 산에서부터 서리가 내려앉은 숲을 지나 바스락거리는 과수원을 가로질러 익숙한 골목길을 통해 교회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마을은 온통 꽁꽁 얼어붙은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고, 그 한가운데 우뚝 솟은 교회에서는 벌써부터 축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크리스마스는 우리의 삶과 지속적으로 함께하며, 나이가 들어 옛일을 회상할 때 희미하고 흐릿한 기억 속에서도 유독 화려하게 빛나는 추억으로 남는다. 우리는 이날이 되면 아기 예수가 오신 것을 함께 기뻐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고는 한다. 아이들은 보통 크리스마스이브의 밤이 깊어지면 선물을 받는다. 거실 한가운데 마련된 작은 소나무나 전나무의 아름다운 초록빛 가지에는 작은 양초들이 수없이 매달려 환하게 주위를 밝히고 있다.
이렇게 기나긴 겨울이 끝나면, 곧이어 봄이 찾아오고 또다시 끝나지 않을 듯한 지루한 여름이 시작된다. 이때쯤이면 엄마들은 또다시 아이들에게 아기 예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머지않아 크리스마스가 되면 이번에도 역시 아기 예수가 하늘에서 내려올 거라고. 하지만 지난번 예수님이 다녀가신 후로 아이들에게는 영원이라고 느껴질 만한 시간이 흘렀고, 그때 느꼈던 기쁨도 이미 회색빛 안개에 휩싸인 듯 희미해진 지 오래다. 그래서 매년 똑같은 일을 반복하며 똑같은 기쁨을 맛보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일은 흐뭇하다. 어릴 적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억은 나이가 들수록 생생해지고, 그래서 지금 아이들이 맞는 크리스마스는 영원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 (얼음 절벽, 241-2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