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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한국정치사정/정치사 > 한국정치사정/정치사-일반
· ISBN : 9788958872610
· 쪽수 : 258쪽
· 출판일 : 2025-12-11
책 소개
지속 가능한 정치를 모색하는 활동가 10인의 각본 없는 대화
2024년 12월 3일의 내란과 이어진 시민들의 저항, 그리고 2025년 조기 대선과 새 정부 출범까지. 대한민국은 또 한 번 민주주의의 위기를 광장의 힘으로 돌파했다. 그러나 ‘빛의 혁명’이라 불리는 승리 뒤에 남겨진 것은 무엇인가? 이 책은 거대한 파도가 휩쓸고 간 자리에서 시민·진보·여성·청년 각계의 활동가들이 모여 나눈 치열한 토론의 기록이다. 보수 양당 체제의 공고함 속에서 길을 잃은 시민정치와 진보정치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민주당’이라는 거대한 상수 앞에서 진보가 나아가야 할 연합과 혁신의 길을 모색한다.
왜 시민은 광장에 모였다가 다시 흩어지는가
왜 진보는 시민의 마음을 잃고 왜소화하는가
1부에서는 12.3 비상계엄 사태부터 민주당 대선 승리까지의 과정을 복기하며 시민사회와 진보정당이 마주한 딜레마를 파헤친다. 촛불과 응원봉을 들고 광장을 메운 ‘다중’의 힘은 정권을 바꾸었지만, 그 성과는 왜 오롯이 민주당의 승리로만 귀결되었는가? 시민사회는 정치적 ‘중립’과 ‘개입’ 사이에서 방향을 잃었고, 진보정당은 분열과 고립 속에 대안 세력으로서의 효능감을 증명하지 못했다. 민주당의 ‘흡수 전략’과 보수 양당의 적대적 공존을 넘어서기 위해, 지금 시민정치와 진보 진영이 감당해야 할 뼈아픈 자기 성찰과 현실적인 연합의 조건을 묻는다.
조직되지 않은 시민들의 낯선 정치
거대 담론이 읽지 못하는 현장의 생존
깃발 아래 모이던 시대는 끝났다. 2부에서는 2024년의 광장을 주도한 ‘응원봉을 든 개인’들의 새로운 정치 문법을 해독한다. 이들은 조직되기를 거부하며, 추상적인 구호 대신 내 삶을 파고드는 구체적인 위기에 반응한다. 그러나 정작 여의도의 정치는 청년과 여성의 목소리를 ‘동원’의 대상으로만 여길 뿐, 자립할 기반이 없어 성장을 멈춘 청년 정치의 현실이나 기후 정의·페미니즘 등 새롭게 떠오르는 시민들의 요구를 온전히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기성세대의 관성을 깨고 등장한 새로운 주체들의 목소리를 통해, 지금의 정당정치와 시민의 삶 사이에 놓인 거대한 간극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이야기한다.
광장의 승리 뒤에 남겨진 과제와 각계 활동가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가감 없이 기록했다. 이 책이 민주화 이후 반복되는 ‘시민의 승리와 정치의 실패’라는 도돌이표를 끊어 내기 위한 작은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
목차
머리말 v
1부 시민정치와 진보정치
들어가기 3
좌담회 기획 의도와 문제의식 3
01 2024.12.3 비상계엄 ∼ 2025.6.3 대통령 선거 11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이전 12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이후 30
2025년 3월 8일 윤석열의 -법률적 탈옥- 이후 59
2025년 6월 3일 대선 결과 평가 73
2025년 6월 3일 대선 이후 83
공론장의 미래 90
02 시민정치 95
시민정치의 역사와 현안 과제 95
한국 시민사회 운동과 세대 변화 109
시민사회와 정당의 역할, 연합정치의 필요성 131
시민정치와 사회조직의 변화 143
03 진보정치 151
한국 진보정치의 현주소 151
진보정치의 발전 과제 170
2부 여성과 청년의 정치
04 여성과 청년의 정치 189
여성과 청년이 느낀 광장의 변화 189
양당 체제의 문제와 그 대안 206
새로운 시민정치 229
참고문헌 239
저자소개
책속에서
광장에서 ‘우리’를 확인하는 것이 나쁠 리는 없었다. 그러나 실은 보이지 않는 긴장이 있었다. 민주당이 광장으로 나오면서 머리띠의 색깔이 빨간색인지 파란색인지 무지개색인지를 두고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발언 끝에 ‘투쟁’을 외치는 것을 통해 ‘우리’임을 확인하는 사람들이 ‘빛의 혁명’의 중심이 된 것처럼 보였지만, 그것이 확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점점 분명해졌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고 계속됐던 ‘갈라치기’도 이미 시민사회에 상당히 내재해 있었다. ‘이대남’은 나중에는 광장에 일부 합류했다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수화되어 있음이 확인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정치적 양극화가 꽤 진행되어 있었다.
_01 "2024.12.3 비상계엄 ∼ 2025.6.3 대통령 선거" 중에서
시민단체의 젊은 세대는 왜 페미니즘, 차별금지법, 기후 정의를 지지하는 이들을 대변하고 정치 세력화를 하는 데 시민단체가 앞장서지 않느냐고 묻는다. 광장에서 시민들이 ‘나에게 국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듯이 젊은 활동가들은 ‘나에게 민주당은 무엇인가’를 묻는다. 그런 ‘나들’에게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정당은 도와줄 이유가 없는 똑같은 정당이다. 연합과 연대의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것이 시민정치의 가장 큰 숙제가 되었는데, 기성 정당도 곧 이 때문에 위기를 겪을 것이다. 민주당은 강력한 통합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민주당 여성위원회 역시 강력하며 그들의 발언권도 점점 강해질 수밖에 없다. 정체성 정치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있을지라도 이것이 전 세계에서 정치적 빅뱅을 일으키는 점점 커지는 에너지라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_02 "시민정치" 중에서
민주당이 해체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공중분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의 보수적인 인물이 국민의힘의 합리적 보수와 손을 잡고 진보적인 인물이 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 등 현실적인 진보 세력과 함께하며 정치 지형을 재편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 멜랑숑은 사회당을 통해 온갖 정치를 다 경험하며 그 한계를 깨닫고 사회당을 나와 ‘불복하는 프랑스(La France insoumise)’를 만들면서 성공했다. 그는 현실적인 포퓰리스트로 대중 정치와 현실 정치를 정확히 알았다. 마크롱도 사회당 안에서 출세하다가 좌파가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깨닫고 나와 중도 우파를 끌어들여 ‘전진당(La Republique en marche)’을 만들고 대통령이 됐다. 프랑스에서 민주당과 비슷한 역할을 하던 사회당이 보수적인 ‘전진당’과 진보적인 ‘불복하는 프랑스’로 분화되어 둘 다 성공하는 모습이 시사하는 바가 있다.
_03 “진보정치”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