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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계간지/무크
· ISBN : 9788968801068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18-12-17
책 소개
목차
04 《삶의 기술》 4호를 펴내며
기술적 해결이라는 묘수 혹은 악수 | 박복선
기획 1
기후 변화, 더 이상 시간이 없다
08 과학과 행동, 대응과 전환 사이에서
- IPCC 1.5℃ 특별 보고서의 맥락과 의미 | 김현우
19 청소년, 기후 변화를 말하다
- 청소년기후소송단 이야기 | 크리킨디 뉴스레터
23 기후 소송은 기후 변화로부터 우리를 지켜 줄 수 있을까 | 이영경
특집
흙을 세우다
30 흙으로 집을 짓는다는 것 | 박복선
34 흙으로 어떻게 건축이 가능할까? | 이예진
40 나라마다 지역마다 다른 흙 미장의 재료와 성질 | 김성원
46 무해하고 아름다운, 자연에서 온 페인트| 화경
52 살아갈 사람에 맞추는 집짓기
- 한국흙건축학교 흙집 짓기 교육 | 강민수
67 구들장에 등 지지며 고래고래~
- 좌충우돌 볍씨학교 제주학사 돌집 짓기 | 서주희, 이승우
삶의 기술
82 어느 떠돌이 개의 서울혁신파크 적응기 | 까만햄찌
86 [알맹@망원시장] 플라스틱 재활용 지역화폐 제작기 | 프래그랩
기획 2
자기 길을 만들어 가는 청년들
94 그저 욕망대로 사는 삶 - 농사짓는 페미니스트 | 박푸른들
102 사람을 살리는 일 - ‘몸살림 지대’를 꿈꾸는 움직임 교육 | 리조
112 산책하는 마음 - 주변과 나를 돌보기 위해 정치를 시작하다 | 신지예
저자소개
책속에서
기후 변화라는 이슈는 독특하다. 원인이 하나가 아니며, 현상도 하나로 규정될 수 없고, 발현하는 시기나 미치는 영향도 하나로 이야기할 수 없다. 죄인이나 적도 하나가 아니며, 심지어 우리 모두도 매 순간 기후 변화를 유발하는 공범이다. 때문에 ‘악당 대 영웅’ 같은 간단한 스토리는 가능하지 않다. 군비 축소나 오존층 파괴를 국제적 합의로 해결한 것은 상대적으로 대상이 분명하고 쉬운 문제였던 덕이었다.
또한 기후 변화를 말하고 대응하는 데에는 여러 주체들과 관점들이 개입한다. IPCC를 이끄는 과학자 집단은 기후학과의 인과 관계와 통계적 언어를 사용하여 기후 변화의 역사와 전망을 ‘과학적’으로 제시한다. 언론들은 이를 ‘종말’, ‘마지막 기회’ 같은 자극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전달하고, 스토리가 될 만한 순간이나 과녁이 될 만한 적이 보이지 않을 경우 뉴스로도 다루지 않는다. 정책가들은 예산과 법안을 통해 책임질 수 있는 효과가 보장되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예 의회와 입법 조사실의 테이블에 올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환경단체들은 의도치 않게 기후 문제를 ‘환경’ 문제로 국한하는 행동에 열중하고 있다. 적군과 아군을 가르면서 기후 의제의 대중적 확산을 봉쇄하고 북극곰을 상징으로 이용하며 기후 변화를 오히려 추상적인 문제로 만든다. 그리고 대중은 너무 엄청나게 크고 끔찍하거나 애매하게 멀리 있거나 또는 이미 정치적으로 편 가르기가 되어 있는 기후 이슈에 대해 생각하기조차 꺼린다.
- 김현우, 〈과학과 행동, 대응과 전환 사이에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청소년 기후 소송이 원고 적격을 인정받는 것부터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것이다. 원고 적격이 된다 할지라도 정부나 기업의 책임을 인정하는 과정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승소한다고 하더라도 기후 소송이 기후 변화로부터 우리를 온전히 지켜 주지도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기후 소송으로 무엇이 얼마나 달라질지도 아직은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대로 멈추어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기후 변화에 맞서 권리를 지키려는 마땅한 행동이 정부의 정책 변화와 기후 정의 실현에 작은 걸음이 될 수 있다면 하나씩 시작해야 한다.
“지구는 우리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후손에게서 빌려 쓰는 것이다”라는 인도 속담의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할 때다.
- 이영경, 〈기후 소송은 기후 변화로부터 우리를 지켜 줄 수 있을까〉
누구나 한 번쯤 흙 위를 걸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흙은 쉽게 부서지고, 진흙 같은 것은 어린아이의 체중도 이기지 못하고 뭉개진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생각한다. ‘쉽게 부스러지는 흙으로 어떻게 집을 지어? 흙이 어떻게 건축 재료가 돼?’ 처음 흙을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 나도 비슷한 의문을 가졌다. 흙으로 건축(건설)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가장 확실한 답변은 역사적 사실에 있다. 예를 들면 누구나 들으면 알 수 있는 만리장성, 알람브라 궁전, 피라미드 등과 같은 역사적 문화유산들은 흙으로 지은 것이다. 수백 년 역사의 문화유산들이 몸소 흙으로 건축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언/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 이예진, 〈흙으로 어떻게 건축이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