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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계간지/무크
· ISBN : 9788968801037
· 쪽수 : 116쪽
· 출판일 : 2018-08-13
책 소개
목차
04 《삶의 기술》 3호를 펴내며 | 박복선
특집
플라스틱 프리
08 플라스틱 없이 살 수 있을까 | 고금숙
12 이 많은 일회용 플라스틱 컵들을 어찌 할까
- 일회용 컵 모니터링 프로젝트 | 남예진
23 비닐과 헤어지는 여행 | 노리
30 ‘쓰레기’를 파는 과일 장수 | 공석진
41 플라스틱을 다시 보다 | 강신호
기획
파쿠르, 공간을 바꾸어 내는 힘
54 왜 지금, 여기에서 파쿠르 교육인가 | 리조
59 각자의 길 만들기 | 에리카
65 할머니도 파쿠르
- 할머니학교, 나만의 파쿠르 팝업북 만들기 | 최소연
연재
논밭 한가운데 작고 느린 상점 2화
74 농촌 청년 여성들의 느슨하지만 힘이 되는 연대
- 네 번째 농촌청년여성캠프 이야기 | 박푸른들
삶의 기술
84 즐거워라! 실험의 흙미장 | 화경
88 고물상에서 삶의 기술을 배우다 | 전정일
96 종이와 개인 컵 사용에 대한 짧은 대화
- 슈퍼맨 VS 수퍼맨 | 글 신어쭈, 일러스트 멍멍Z
특별 게재
104 계획할 수 없는 삶과 자급의 기술 | 김성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내게 지금 당장 플라스틱 없는 삶이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할 수밖에. 하지만 일회용품 없는 삶이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아마도”라고 답하겠다. 치실만 빼면 웬만한 일회용품을 고이 거절하고 싶은 나는 텀블러, 손수건, 젓가락, 스테인리스 빨대, 대나무 칫솔, 에코백을 싸 들고 다니고, 15년간 생리컵과 면생리대를 사용해 왔다. (암, 파우치 백 따위 꿈도 못 꾸지.) 요즘엔 유리병에 담긴 대나무 섬유 치실도 나오는 판이니 못 만들 대안 제품도 없으리라. 근 10년간 집밥을 해 먹으면서 비닐 랩, 일회용 비닐, 비닐장갑, 키친타월, 물티슈를 쓴 적도 없다.
그렇다고 과거로 돌아가 아궁이에 불 때는 자세로 요리를 하지도 않는다. 음식 책을 냈지만 요리에는 최소한의 시간을 투자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음악이나 책에 몰두하고 싶다던 헬렌 니어링 여사처럼, 일회용품 없이도 간소한 살림을 해 왔다.
그럼에도 내가 버린 쓰레기를 보면 자괴감뿐. 1년간 단 1ℓ의 쓰레기를 배출한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의 저자 비 존슨처럼 마스카라, 접착 풀마저도 직접 만들어야 할까나. 여자 셋이 사는 우리 집은 10ℓ 종량제 봉투를 두 달에 한 번 꼴로, 재활용품은 셀 수조차 없이 많이 버린다. 특히 플라스틱 포장재가 많다.
- 고금숙, 〈플라스틱 없이 살 수 있을까〉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는데 왜 아무런 대책 없이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남용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놀랍게도, 이미 규제는 존재하고 있다. 카페 안에서 커피를 마시는 경우에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사용할 수 없으며, 이를 어길 시 벌금이 부과된다. 많은 사람들이 몰랐던, 그리고 대부분의 카페들이 지키지 않고 있는 규제다. 많은 카페들이 지키지 않고 있음에도 벌금이 부과되지 않았던 이유는 ‘자발적 협약’이라는 또 하나의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자발적 협약이란 쉽게 말해 카페들이 환경부에 카페 내 다회용 컵 사용을 약속하고 대신 환경부의 감시를 받지 않는 시스템이다. 나는 최근 쓰레기 문제 관련 시민 모임에 가입하여 카페 일회용 컵 사용 모니터링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이러한 규제의 한계와 실태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 남예진, 〈이 많은 일회용 플라스틱 컵들을 어찌 할까〉
여행 기간 동안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밥을 사 먹지 않고 돌아가며 식사 준비를 해서 같이 먹는다. 총 26인이 9박 10일 동안 먹을 끼니의 장을 봐야 한다. 마트에 가면 개별 포장된 식재료들을 사게 될 것이라 재래시장에 가기로 했다. 미리 챙겨 온 반찬 통, 신문지, 에코백으로 무장을 하고 갔지만 시장 역시 편리한 소비를 위해 일정한 양으로 포장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비닐에 들어 있지 않은 북어를 찾다가 아직 말리고 있는 북어를 사 오기도 하고, 아직 포장이 되기 전인 국물용 멸치를 가져가려고 새 박스를 뜯어야 할 때는 주인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비닐에 들어 있지 않은 마늘을 사기 위해 온 시장을 다 뒤지기도 했다. (그래도 한 가게에 있었다!) 고기나 생선류는 아직 포장 전인 상태로 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쉬웠다. 복병은 파시는 분들이 한사코 비닐에 넣어 주고 싶어 하신다는 데 있었다. 아무래도 오징어 10마리를 반찬 통에 구겨 넣거나, 국거리 고기를 김치 통에 담아 주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겠지. 비닐에 이중 삼중 포장을 해야 더 깔끔하게 판매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반찬 통에 고등어를 넣어 주시면서 미안해하시니 서로 난감했다.
- 노리, 〈비닐과 헤어지는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