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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여성인물
· ISBN : 9788972971146
· 쪽수 : 236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 5
《난 여자가 아닙니까?》 가모장의 ‘탈조’ 일기_오혜민 ― 17
《벨 훅스, 경계 넘기를 가르치기》 내 언어는 나를 배신하고, 나는 언어로 억압자를 배신하고_김미소 ― 49
《당신의 자리는 어디입니까》 우리가 겨우 계급에 대해 말하기까지_김은지 ― 77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모두의 몸에 맞는 페미니즘_조은 ― 111
《올 어바웃 러브》 사랑을 찾는 여정_레일라 ― 139
《벨 훅스, 당신과 나의 공동체》 까칠한 페미니스트 교사도 사랑을 한다_장재영 ― 167
《본 블랙》 내가 사는 세계에서 나의 자리 발견하기_김동진 ― 205
이 책에서 참고한 글들 ― 232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경상도에서 서울로 오자마자 어딜 가나 듣게 된 질문이 있다. “오빠야 한번 해봐.” 처음에는 내 고향의 억양 그대로 말해주었다. (…) 주변에서 웃어주는 게 좋았고, 대화를 편하게 시작할 수 있어 좋았고, 주변에서 귀엽다고 해주는 것도 좋았다. 그 와중에 든 생각. 귀여움이 나를 어디까지 데려다줄 수 있을까? (…) 내 사투리는 나를 금방 떠나갔지만, 경상도 출신 남자 선배들은 몇 년이 지나도 그대로 사투리와 함께 살고 있었다. 아니, 내 사투리는 나를 떠나갔는데 왜 저 선배들은 그대로 갖고 있는 거지. 저 선배들도 “행님 해봐라”라는 말 듣나? 내가 맨날 “오빠야 해봐” 듣는 것처럼?
― <내 언어는 나를 배신하고, 나는 언어로 억압자를 배신하고> 중
다음으로 집안에 찾아온 병(病)과 사(死), 그 이후의 일들을 통과하면서 내 손에 닿지 않는 특권들이 구체적으로 그려졌고 곧 즐겁지 않은 상상이 들이닥쳤다. 어떤 방식이나 형태로든 여유가 좀 더 있었다면 덜 했을 자책, 소중한 사람에게 한 번 더 참을 수 있었던 못된 말, 한 번만 더 해볼 수 있었을 시도, 단축할 수 있었을 시간과 힘 들이지 않고 얻었을 정보, 내 욕구를 죄책감 없이 마주볼 수 있는 표정, 더 멀리 볼 수 있었을 시야……. 못 먹고 못 입고 자랐던 벨 훅스가 처음으로 훔치고 싶은 마음이 들 만큼 갖고 싶었던 게 옷이었다면 내가 훔치고 싶었던 건 그런 것들이었다.
― <우리가 겨우 계급에 대해 말하기까지> 중
이 책은 페미니즘을 대중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라고 한다. ‘모두’가 이해할 만한 페미니즘 서적을 만들었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벨 훅스의 이러한 ‘좋게 말하기’에 그리 현혹되지 않은 나는 4장째 읽었을 때 책을 덮었다. 무언가 고운 가루들이 이름표를 달고 내 머릿속에 하나씩 퍼지는 느낌이긴 한데, 너무 곱다. 나에겐 만인의 만인에 대한 외로운 패션 찾기 투쟁인 페미니즘이 모두를 위한 것이라니. 안일하고 쉬운 소리 같았다. 그리곤 나는 사회학 코너에 가서 어려워 보이는 가야트리 스피박 책 한 권을 집었다.
― <모두의 몸에 맞는 페미니즘>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