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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일본사 > 일본근현대사
· ISBN : 9788990618764
· 쪽수 : 612쪽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정근식)
서장(이지원)
1부. 방법으로서의 오키나와
1장. 오키나와 미군정사 연구의 현실과 도전 (정근식 . 임현진)
2부. 동아시아 국제질서와 오키나와 미군기지
2장. 동아시아에서 점령의 문제와 점령기 인식 (정영신)
3장. 한국전쟁과 ‘기지국가’ 일본의 탄생 (남기정)
4장. 냉전체제의 붕괴와 미일동맹의 변화 (마상윤)
5장. 오키나와의 기지화 . 군사화에 관한 연구 (정영신)
3부. 미군기지와 오키나와 지역사회
6장.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관계에서 본 오키나와 문제 (장은주)
7장. 현대 오키나와에서 ‘혁신’의 의미와 특징 (이지원)
8장. 오키나와 기지촌의 형성과 미군-주민 관계 (전경수)
9장. 미군기지 마을 여성들의 성차별에 대한 도전과 한계 (진필수)
4부. 기지 성매매와 여성평화운동
10장. 미군 점령기 오키나와의 기지 성매매와 여성운동 (박정미)
11장. 오키나와 반기지 투쟁과 여성평화운동 (문소정)
12장. 오키나와 여성운동의 정치학 (문소정)
5부. 미군기지와 반기지운동의 국제적 현황
13장. 독일 미군기지의 역사와 현황 (임종헌)
14장. 국가-시민사회 관계와 필리핀의 반기지운동 (여인엽)
15장. 주한미군의 정치사회적 동학과 한국의 미군기지반대운동 (정영신)
저자소개
책속에서
오키나와는 ‘관광의 섬’ 이전에 ‘기지의 섬’이었다. 메이지유신 이후 근대 일본이 류큐왕국을 절멸시키고 병합한 것도 열강과의 생존경쟁 및 부국강병을 위한 군사전략적 목적에서였고, 그러한 일본을 패퇴시킨 미국이 오키나와를 직접 관장한 것도 동아시아와 태평양지역을 군사적으로 아우르기 위함이었다. 한국전쟁 시기부터 본격화된 오키나와의 군사기지화는 1972년에 미국으로부터 일본으로 오키나와의 시정권이 반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계속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동안 일본 본토의 미군기지가 감소되었다는 점, 또한 시정권 반환 이후 일본 자위대도 오키나와에 함께 발을 디디게 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상대적인 기지화의 정도는 더욱 높아졌다. 2006년 3월 말 현재, 일본 영토의 0.6%에 불과한 작은 면적에 37개(23,667.5ha)의 미군기지가 배치되어 있는 등 일본 내 미군 전용시설의 무려 74.6%가 집중되어 있는 것이 오키나와의 현실인 것이다.
1부 “방법으로서의 오키나와”에는, 「오키나와 미군정사 연구의 현실과 도전」(임현진.정근식)을 실었다. 이 글은 1945년부터 1972년까지의 오키나와 미군정의 구조와 변동을 개괄하면서 동시에 미군정사 연구의 흐름을 비판적으로 조망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데, 오타(大田昌秀)와 엘드리지(Robert D. Eldridge), 미야자토(宮里政玄) 등 기존 미군정 연구의 대표적인 성과를 기초로 하여 오키나와 미군정사를 추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2자관계나 3자관계를 넘어서는 동아시아체제론의 시각에서 재해석할 필요성을 역설하며, 일종의 방법론적 시좌(視座)를 제시하고 있다. 또 이러한 작업은 한편으로는 오늘날의 오키나와 미군기지 문제의 기원을 탐구하기 위한 것인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의 미군정 및 1970년대 초반까지의 동아시아 냉전체제의 군사적 기반을 탐구하기 위한 예비적 작업의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나아가 주로 문화론적 측면에서 논의되는 동아시아체제론을 정치경제적 영역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한다.
2부 “동아시아 국제질서와 오키나와 미군기지”에서는 1부의 문제제기의 연장선상에서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냉전체제가 형성되고 각지에 미군기지가 정착하는 역사와 논리 및 냉전 후의 재편성 상황, 그리고 오키나와의 미군기지화를 총론적으로 다룬 글 네 편을 실었다. 이 작업들을 통해서 오키나와 기지 문제를 우선 2차 세계대전 이후 반세기 이상을 관통하는 통사적 시각 위에서, 또 미국을 정점으로 한 ‘‘동아시아형’ 냉전체제 - ‘분단(휴전)국가’ 한국 - ‘기지국가’ 일본 - ‘기지의 섬’ 오키나와’라는 구조적 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3부 “미군기지와 오키나와 지역사회”에서는 일본 및 오키나와 내부의 시각에서 접근을 시도하였다. 오키나와는 현실 법제도상으로는 엄연히 일본이라는 국민국가를 구성하는 47개 행정구역의 하나로 위치 지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일본이되 일본이 아닌 곳’이라는 표현이 시사하듯 일본 사회 일반의 논리로는 쉽사리 해소될 수 없는 특수성을 지방 - 중앙정부 간 관계를 통해, 또 보수 - 혁신(자치)대립 구도와 관련하여 살피는 한편, 다시 오키나와 내부의 지역사회로 파고들어가 일상세계 및 촌락구성의 차원에서 미군기지 문제를 바라보는 네 편의 글을 실었다.
4부 “기지 성매매와 여성평화운동”에서는 여성 문제와 기지 문제가 중첩되는 부분을 다루었다. ‘탈냉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오키나와 문제를 주목하게 만든 계기가 1995년의 미군에 의한 소녀성폭행사건이었듯, 오키나와에서 여성 문제와 여성운동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며 또한 기지 문제와 불가분의 관계를 이루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역사적인 경과와 사회운동의 특성 및 사례를 연구한 세 편의 논문을 실었다.
5부 “미군기지와 반기지운동의 국제적 현황”에서는 미군기지와 반기지운동을 비교사적 시각에서 살피기 위해 각각 독일, 필리핀, 한국의 사례를 다룬 세 편의 논문을 실었다. 기지 문제 전문가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독자는 자기나라의 일부 현황이나 매스컴에 오르내린 기지관련 사건 정도를 기억하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동아시아 및 전 세계의 상황에 대한 윤곽이라도 그리기 위해서는 각 지역 사례에 대한 객관적 자료의 수집과 분석이 필수적이다. 여기 실린 글들은 이를 위한 예비적 시도다.
오키나와의 실상이 상당 정도 알려진 오늘날 ‘기지의 섬’이라는 이름붙이기는 상투적인 표현일 수 있으며, 또 무엇보다도 오키나와의 이미지를 고정시켜버리는 ‘낙인찍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표현이나 이미지 차원 이전에 지금도 여전히 지속되는 현실적 고통이다. 이에 대해서는 그 아픔을 안은 채, 있는 그대로를 직시하고 언표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하였다. 아울러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이러한 이름붙이기가 가능해진 것은 기실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니다. 역사 속에서 항구 불변한 것은 없다. 이 책의 목표는, 바로 책 제목과 같은 이름붙이기가 사라지는 것이며, 그와 더불어 이러한 책도 사라지는 것이라고 감히 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