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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교육학 > 교육에세이
· ISBN : 9788991934719
· 쪽수 : 255쪽
· 출판일 : 2010-09-30
책 소개
목차
서문 함께 그러나 다르게 김대유
Keyword 1 너는 숨어 있는 보석이야
내가 로댕을 만났을 때 주철환
칭찬 한마디로 길을 열다 진회숙
화가로 이끌어 준 그 한마디 임옥상
태권 소녀, 날개를 펴다 김견숙
Keyword 2 길을 모르겠거든 나를 따라오렴
보이는 것과 숨어 있는 것 김해자
우리들의 선생님, 나의 선생님 신난희
선생님은 천사예요 최관하
밥 빨리 먹기 성공했어요 윤태규
Keyword 3 너와 나, 어깨를 마주하고 서자
스승의 마스크 이시백
할아버지 선생님 윤제림
용기와 겸손을 배우며 김남순
발가락 양말 김대유
Keyword 4 네 있는 모습 그대로 널 사랑한단다
따뜻한 목소리 하나 임철우
풀잎 같은 아이들 박경이
어린이 방목장 채규철
우리 학교 거인 골키퍼 김용기
제 말 좀 들어 주세요 문경보
특별한 영어 수업 박균호
Keyword 5 참! 잘했어요
작은 배려의 힘 정왕기
볼펜 돌리기 도사 조재도
칭찬 수표 이희경
거울 속의 나에게 이경은
Keyword 6 우물 밖으로 나오렴
사랑의 맛 한상순
이상한 급훈 김용석
꽃구경도 큰 공부다 남호섭
Keyword 7 얘들아, 너희는 나의 선생님이야
천사들의 합창 조선경
정미찾기 모둠 김대유
선생님, 사랑해요! 장옥순
대신 받는 벌 윤태규
아이들은 흐른다 박상영
얼굴 씻겨 주기 이영근
Keyword 8 괜찮아, 가만히 오래 기다려 줄게
아이는 선생님 남미애
내 술 한잔 받아라! 허병두
가슴속 황금을 가진 아이 손병일
다양성이 존중되는 교육 안미희
Keyword 9 내 사랑하는 아들, 딸들아
내가 받은 촌지 박정애
시(詩)를 품고 사는 아이 박옥영
진정 교사에게 필요한 것 천이슬
세 천사의 삼부 합창 강현미
아롱이다롱이 세상 남미애
Keyword 10 희망을 노래하자!
시 읽기, 마음 읽기 최종득
꿈 하나로 이룬 작은 기적 박성은
어느 제자 오인숙
봄은 온다 류시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따뜻한 목소리 하나
임철우 | 소설가
살아가노라면 더러는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사람들을 만난다.
삶의 어두운 밤길을 헤맬 때 홀연히 먼데 등불처럼 나타났던 사람. 열에 들떠 방황하던 젊은 날의 미로에서 우연히 마주친 이정표 같은 사람. 스스로를 가눌 수조차 없도록 지쳐 있을 때 포근한 쉼터처럼 다가오던 그런 운명 같은 사람. 혹은 흐르는 물처럼 아주 짧은 동안 곁에 머물렀다가 지나쳤을 뿐인데도, 홀로 있을 때면 문득문득 옛 향기와 함께 어떤 맑은 눈빛 혹은 들꽃 같은 미소로 되살아나곤 하는 사람…….
그리하여 그들은 그를 기억하고 있는 누군가의 가슴에 남아, 그에게 이 어둡고 힘겨운 세상을 헤쳐 나갈 힘을 북돋아 주는 소중한 등불이자 축복이 된다. 그런 소중한 이들이 남겨 놓은 아름다운 추억이 있기에 세상은 아름답고, 그들이 저마다의 가슴에 안겨 준 사랑의 불씨가 남아 있기에 그래도 인간의 삶은 아직 따뜻할 수 있는 것이다. 내게도 그런 소중한 사람들이 있다. 인생의 크고 작은 고비에서 어지럽게 흔들리는 내 손을 잡아 이끌어 준 고마운 사람들. 그 가운데 특별히 잊히지 않는 이는 내 고등학교 시절의 국어 선생님이시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나는 집에서고 학교에서고 소문난 문제아였다. 12살부터 시작된 가출벽은 걸핏하면 반복되었고, 학교에 가지 않고 혼자 공원이나 산속을 돌아다니거나 극장과 만화책방 출입에 탐닉했다. 덕분에 초등학교를 무려 네 군데나 옮겨 다녀야 했고, 중학교 때는 퇴학을 당했다가 간신히 졸업만은 할 수 있었다. 그 뒤 한동안 잠잠하던 습벽이 재발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봄. 책가방을 들고 집을 나서서 하루 종일 아무데나 쏘다니다가 집에 돌아오곤 했다. 3주일 후 퇴학 통지서가 날아들었을 때, 불같은 성격의 아버지는 넌 분명 정상이 아니라면서, 당장 내 팔을 틀어잡고는 대학 병원 정신과로 끌고 가셨다. 의사와 면담을 하면서, 나는 지금껏 단 한 번도 그렇듯 누군가에게 맘을 터놓고 얘기해 본 적이 없었음을, 그 누구도 내게 그렇게 귀 기울여 준 사람이 없었음을 비로소 깨달았다.
그날 아버지는 나를 학교에 남겨 놓고 떠나셨다. 퇴학은 보류되었지만, 늘 그러했듯이 나는 엄청난 매를 맞으리라 각오하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담임인 국어 선생님은 내 손을 잡으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나도 그 나이에 그랬던 적이 있으니까. 자, 어서 교실로 들어가 공부해야지.”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렇게 뜨겁고 행복한 눈물을 펑펑 쏟은 것은 난생 처음이었다. 그렇게 하여 내 오랜 이유 없는 반항의 시절은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