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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92877442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17-11-1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8
1부. 유혹
사랑Love 17
가면Mask 26
운명Destiny 49
갈망Hunger 84
2부. 혼술
술의 방정식 The Liquid Equation 97
섹스 Sex 115
혼술 Drinking Alone 148
3부. 중독
중독 Addiction 175
대체중독 Substitution 188
현실부정 Denial 207
4부. 이중생활
굴복 Giving Over 235
일별 A Glimpse 261
이중생활 Double Life 266
5부. 치유
바닥 Hitting Bottom 295
도움 Help 333
치유 Healing 352
감사의 글 383
리뷰
책속에서
나는 술 마시는 느낌을 사랑했고, 세상을 일그러뜨리는 그 특별한 힘을 사랑했고, 정신의 초점을 나 자신의 감정에 대한 고통스러운 자의식에서 덜 고통스러운 어떤 것들로 옮겨놓는 그 능력을 사랑했다. 나는 술이 내는 소리도 사랑했다. 와인 병에서 코르크가 뽑히는 소리, 술을 따를 때 찰랑거리는 소리, 유리잔 속에서 얼음이 부딪히는 소리. 술 마시는 분위기도 좋아했다. 술잔을 부딪치며 나누는 우정과 온기, 편안하게 한데 녹아드는 기분, 마음에 솟아나는 용기.
‘미친 짓이라는 건 알아. 하지만 이번 한 번뿐인걸. 이번 한 번은 스카치를 가져가야겠어. 이번 주는 정말 스트레스가 많았으니까. 스카치라도 마시면서 나를 달래고 싶어. 어때? 별일 아니잖아. 저녁 먹기 전에 내 방에서 작은 잔으로 한 잔 마시는 건데 뭐. 그러면 부엌에 몰래 들어가서 거기 있는 술을 훔쳐 마시지 않아도 되잖아. 내 술을 준비해서 아버지의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건데, 그게 별문젠가? 나름 합리적인 해결책이지.’
나는 별장에서 식구들과 함께 앉아 있다가, 화장실에 간다고 나와서는 내 방에 몰래 들어가 가방에 숨겨온 스카치를 병째로 들이켰다. 술은 식도를 태우며 내려갔고, 나는 그 느낌이 좋았다. 그것은 따뜻하고 푸근했다. 만일을 대비해서 보험을 들어놓는 듯한 기분이었다.
보험, 바로 그랬다. 가방 속에 든 스카치는 내게 안전을 보장해주었다. 그로 말미암아 나는 저녁 식사 내내 마실 와인은 충분한지, 내가 술을 너무 빨리 마신다는 걸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지는 않을지, 어떻게 해야 사람들에게 이상한 눈치를 보이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술잔을 다시 채울 수 있을지 조바심내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 그것은 욕구가 지나치게 강렬해졌을 때도 나 자신을 돌볼 수단이 있음을 뜻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