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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91158544027
· 쪽수 : 296쪽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서시 | 신일희
제1장. 낭만주의 철학과 개성적 삶 | 최신한
Ⅰ. 초기 낭만주의의 등장 배경
Ⅱ. 무한성을 향한 동경
Ⅲ. 무한한 접근
Ⅳ. 거룩한 슬픔 – 종교적 동경의 감정
Ⅴ. 개성적 삶
Ⅵ. 낭만주의의 현재성
제2장. 독일 낭만주의 문학 – 독일적 낭만성의 양상 | 이경규
Ⅰ. 독일 낭만주의 개요
Ⅱ.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고뇌』: 낭만주의의 전주곡
Ⅲ. 노발리스의 『밤의 찬가』: 빛의 모태로서 어둠
Ⅳ. 루드비히 티크의 『프란츠 슈테른발트의 유랑』: 낭만주의의 바이블
Ⅴ. 낭만적 아이러니: 독일적인, 매우 독일적인
Ⅵ. 희곡의 낭만적 아이러니: 『장화신은 고양이』
Ⅶ. 검은 낭만주의: E. T. A. 호프만의 『모래 사나이』
Ⅷ. 낭만주의 비판과 재평가
Ⅸ. 결어
제3장. 워즈워스의 사색과 관조로서의 멜랑콜리적 감수성 | 황병훈
Ⅰ. 인간의 비애와 삶의 의미에 대한 성찰
Ⅱ. 기대와 낙심
Ⅲ. 한계적 시공간에 대한 인식
Ⅳ. 인간적 열망과의 요원한 화해 시도
제4장. 선비의 낭만, 선비의 음악 | 서영희
Ⅰ. 도덕과 질서의 음악
Ⅱ. 르네상스적 만능 지식인
Ⅲ. 선비의 풍류(風流)
Ⅳ. 선비들의 낭만, 선유(船遊)
Ⅴ. 선유와 바르카롤
Ⅵ. 나오며
제5장. 요사부송(与謝蕪村) 하이쿠에 나타난 낭만성 | 유옥희
Ⅰ. 들어가며
Ⅱ. 서민의 욕망 해방과 한계
Ⅲ. 인간군상
Ⅳ. 마치며- 근원적 상실의 정서
제6장. 결핍과 동경의 역설과 역병: 낭만주의 시 읽기를 통한 신화적 해법을 찾아서 | 홍순희
Ⅰ. 들어가며: 결핍과 동경의 역설
Ⅱ. 문학 속 역병
Ⅲ. 낭만주의 신화와 신화의 탈(脫)낭만성
Ⅳ. 낭만주의 시 읽기: 신화적 해법을 찾아서
Ⅴ. 나오며: 시인과 함께 숲길을 걷다
제7장. 『상투의 나라』; 미국여성이 개화기 조선에 뿌린 낭만의 씨앗 | 김향숙
Ⅰ. 들어가며
Ⅱ. 낭만성의 씨앗을 뿌린 신혼여행
Ⅲ. 미국여성이 개화기 부녀자에게 뿌린 낭만성의 씨앗
Ⅳ. 나오며
제8장. 19세기 낭만주의 미술과 ‘낭만성’ | 김경미
Ⅰ. 〈멜랑콜리아〉의 후예들
Ⅱ. 스페인의 프란시스코 고야
Ⅲ. 영국의 윌리엄 터너
Ⅳ. 프랑스의 들라크루아
Ⅴ. 독일의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
Ⅵ. 기술과학 시대의 ‘낭만성’
총평. 거룩한 슬픔 - 이룰 수 없는, 그러기에 더욱 동경하는 데서 오는 낭만성 | 신일희
저자소개
책속에서
[머리말]
‘낭만주의와 삶의 낭만성’은 과학기술이 만개하고 인공지능과 협업하는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말로 들릴 수 있다. 그런데도 낭만을 언급하는 이유는 본래의 삶은 망각 속에서도 이를 갈망하기 때문이다. 유사 이래 최고의 경제적 풍요를 누리는 현대인도 연원을 알 수 없는 마음의 헛헛함과 허무를 토로한다. 안정된 삶에 들어서는 순간 무의미가 엄습하는 것을 보면 삶은 그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요구하는 것이 틀림없다. 새로운 의미는 반복되는 습관적 삶에서 보다 끊임없는 정신의 운동을 통해 비로소 획득된다.
정신의 운동은 몸의 지위가 최고에 이른 시대에 구닥다리로 보일 수 있다. 제임스웹 망원경이 보내오는 신기한 천체의 모습이나 초연결 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주어지는 온갖 정보에 탐닉하면서 사람들은 기술의 성취를 누리고 만족해한다. 그러나 인간은 가시적인 것 너머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이를 동경하는 정신의 본능을 갖고 있다. 2500년이 넘는 기록은 인간이 정신으로 무한한 세계를 체험하려는 형이상학적 종교적 욕구를 소유하고 있음을 증언한다. 이곳이 낭만주의의 출발점이다. 인간이 정신적 존재인 한 그는 무한한 세계를 포기할 수 없으며 그것과의 관계에서 나오는 새로운 의미를 반기지 않을 수 없다.
낭만주의 운동의 가장 큰 특징은 전체성의 회복에 있다. 낭만주의는 계몽주의에서 배제되었던 무한성을 되찾고 비대해진 논리적 자아를 제한하려고 한다. 이것은 ‘생각’하는 자아에 선행하는 자아 ‘존재’의 강조로 나타난다. 생각하는 자아가 활동할 수 있기 위해 자아의 존재가 먼저 있어야 한다. “자기 자신의 정립과 존재는 전적으로 동일하다.”(Fichte 1971, 98) 존재가 생각에 선행한다. cogito ergo sum이 아니라 sum ergo sum이 되어야 한다. cogito ergo sum(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은 sum ergo sum(나는 존재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의 토대 위에서 비로소 가능하다. “cogitans sum, ergo sum(생각하는 내가 존재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에서 cogitans(생각하는)는 전적으로 부차적이다.”(Fichte 1971, 98)
- 제1장 ‘낭만주의 철학과 개성적 삶’ 중에서
지난해(2021) 독일은 흥미로운 낭만주의 논쟁을 벌인 바 있다. 논쟁의 발단은 문명 대국인 독일이 왜 유럽에서 백신 접종률이 최하위권인가, 하는 물음에서 나왔다. 백신이 모자라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백신은 남아도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인구가 대단히 많은 나라도 아니다. 독일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 현상에 대해 논의하던 중 그 원인은 바로 낭만주의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즉, 독일의 백신 회의주의는 ‘독일 낭만주의의 후속결과’라는 것이다. 낭만주의의 문명비판과 자연주의가 백신 거부로 이어졌다는 논리다. 자연을 훼손하여 코로나를 야기한 것이 문명인데 백신은 그보다 더한 문명의 산물이라는 입장이다. (중략) 백신 거부와 낭만주의를 바로 연결 짓는 것은 위험한 일반화이고 비판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낭만주의가 독일인들에게 얼마나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에피소드다. 요컨대, 현대의 문명비판과 자연주의적 사유의 근저에 낭만주의가 한몫하고 있는 셈이다
- 제2장 ‘독일 낭만주의 문학’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