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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59258251
· 쪽수 : 296쪽
책 소개
목차
스왈로우 탐정 사무소 사건 보고서
측백나무성의 라푼젤
변신
미혼모 백설의 기고
산맥공주
고들빼기 공주와 전설의 김칫독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소행성대에서 제일 평화롭고 안정적이라는 인디콜에도 여러 유형의 범죄가 존재합니다. 특히 납치는 은하 공용어를 모르는 성민, 또는 일상 적응 초기 클론을 표적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찰 당국이 언급한 탈출하는 “클론 부류”는, 일상에 완벽히 적응하다 못해 더 많은 권리를 원하게 된 클론에게 해당하는 경우이니 마야에게 대입하기에 무리가 있는 추측이지요. 냉정히 판단했을 때, 암암리에 끊이지 않는 클론 불법매매일 확률이 더 높았습니다.
조사를 위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암시장이었습니다. 초기 인간족이 인디콜의 대륙 대부분을 차지해버린 것에 비하면, 암시장의 크기는 점 하나 정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시장과 그 주변에 형성된 마을에는 저와 같은 존재들이 많습니다. 자신의 약점을 제거하거나 감추고서 살아가는 혼종 인간족들이요. 그림자로 지내며 낮과 밤의 온갖 비밀을 기척도 없이 듣는 데는 도가 텄다고 할 수 있겠지요.
동해는 이를 악물고 돌담을 붙들었다. 집 뒤쪽 측백나무에는 축대가 있어 가시철조망을 하지 않은 듯했다. 다행인가, 아닌가. 겨우 위로 올라선 동해는 밭은 숨을 내쉬며 집 가까이로 다가섰다. 숨을 크게 들이키며 위를 보는 순간, 2층 창에서 한 여자가 나타났다. 너무나 깡마르고 창백한 얼굴엔 표정조차 없었다. (...)
“저 여자 뭐야?”
두려움에 질려 작게 읊조렸는데도 집 안으로 들어가려고 문이란 문은 다 열어보던 도희가 동해를 돌아봤다. 동해의 시선을 따라 2층 창을 보지만 조금 열린 창문 너머엔 아무것도 없었다. 다급히 물었다.
“어디요?”
“2층, 저기.”
“하지만…. 아시죠? 그 뇌 옮길 때마다 정체성 문제 생기는 거요. 지금 뇌를 바꾸면 적응 시간이 또 한참 걸리고, 반만뜬백조날개 타자성 지수가 너무 올라서 힘드실 텐데.”
“반만뜬백조날개 뭐요?”
“타자성이요. 이것도 콩나무 잭 박사의 이론이에요. 콩나무 잭 박사가 유년기에 콩나무를 타고 콩나7우주로 올라갔을 때 경험했던 트라우마를 극복하면서 만들어낸 이론이죠. 나는 나고 남은 남이어야 하는데, 뇌가 바뀌면 내가 누구인지 정체성 재정립 기간이 필요하거든요. 그때 반만뜬백조날개 타자성 지수가 올라가면서 남과 내가 잘 구분되지 않아요. 남의 고통과 기쁨을 자기 걸로 착각하는데 특히 고통에 예민해요. 지구에서 반만뜬백조날개 타자성 문제를 겪으면 예후가 좋지 않아요. 지구인들은 고통을 좋아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