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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89099312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9-10-30
책 소개
목차
모두가 사라질 때_ 정명섭
멸망하는 세계, 망설이는 여자_ 조영주
방주의 아이들_ 신원섭
푸른 밤_ 김선민
에필로그_ 김동식
작가 후기
기획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 순간 서늘한 죽음의 냄새를 맡았다. 아버지는 거실 소파에 앉은 채 죽어 있었다. 눈을 감고 고개를 뒤로 젖혔는데 입에서는 피와 거품이 흘러내려서 아끼는 푸른색 셔츠를 더럽혔다. 소파 옆에 있던 화분들은 넘어지거나 깨져서 담겨 있던 꽃과 흙 들이 바닥을 어지럽혔다. 어머니는 안방 침대에 옆으로 누워 있었다. 소처럼 잔다고 놀리던 그 자세였는데 반대쪽으로 돌아가자 역시 입에서 쏟아낸 피와 구토물이 침대 시트에 묻어 있었다. 침대 맞은편 벽에 있는 화장대의 거울에는 립스틱으로 적은 글씨가 보였다. _ 「모두가 사라질 때」 중에서
눈이 내리고 있었다. 새하얀 눈이 쌓여가는 집 앞 풍경을 바라보자면 종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남의 일 같았다. 종말은 오지 않는다. 올 리가 없다. 동구는 어떨까. 결국 내가 사귀자는 말을 오케이한다면, 그렇게 우리가 사귀게 되었다가 이 종말 문자의 경고가 끝나는 날,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그때도 우리는 사귀고 있을까. 시선을 베란다에 고정한 채 전화를 들었다. 동구에게 전화를 걸어 시간 될 때 신당동에서 만나 떡볶이를 먹자고 청했다. _ 「멸망하는 세계, 망설이는 여자」 중에서
초감각 센서에서 보내온 전기신호와는 다른 종류의 감각이었다. 뇌간 임플란트에서 생성된 경보가 아니다. 이 순간 미리나리니가 느낀 감정은 공포였다. 그녀가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DNA에 각인된 보다 원초적인 감각이었다. 덕분에 수십 년간 잊고 있던 생존 본능이 다시금 꿈틀대기 시작했다. 미리나리니는 몸을 돌려 뛰기 시작했다. 아므르가 그녀보다 빨랐다. 강철의 살인 병기가 그녀를 향해 팔을 뻗었다. _ 「방주의 아이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