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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59252181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2-07-27
책 소개
목차
공항철도: 호소풍생_전건우
2호선: 지옥철_정명섭
6호선: 버뮤다 응암지대의 사랑_조영주
4호선: 4호선의 여왕_신원섭
5호선: 농담의 세계_김선민
1호선: 인생, 리셋_정해연
3호선: 쇠의 길_정명섭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저는 국정원 비밀 요원입니다.”
“국….”
사내가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편 관장은 재빨리 입을 다물었다. 아무렴, 국정원이라면 비밀 엄수가 제일 중
요하겠지. 편 관장은 바로 납득했다.
“지금 이 지하철에 산업스파이 한 명이 타고 있습니다.”
사내의 말에 편 관장은 바로 주위를 둘러봤다. 다른 이의 심중을 단번에 꿰뚫는 심안을 발동했지만 마지막 칸에는 수상한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사내는 낮은 목소리로 다시 말을 이었다.
“그자는 지금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기밀 자료를 훔쳐낸 뒤 인천공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거기서 중국행 비
행기를 타면 현실적으로는 체포할 방법이 없습니다.”
“기밀 자료라면 어떤….”
사내는 고개를 저었다.
“기밀이니까요.”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그 지하철은 정상적으로 멈출 때보다 조금 더 뒤쪽에 서 있었어요. 그러니까 앞쪽에 그 만큼 공간이 있을 거란 얘기였죠. 허리를 굽히고 거기까지 가야 하는 게 좀 끔찍하긴 했는데 뒤따라오던 사람들이 좀비가 온다고 계속 소리치니까 다른 방법이 없었죠. 그 빌어먹을 지하철 틈새를 기어갔어요. 진짜 영원히 이어지는 줄 알았다니까요.
저 남자는 어디까지 가는 걸까?
해환은 흥미가 생겼다.
13모남이 움직인 것은 지하철이 공덕역에 들어설 무렵이었다. 그는 핸드폰 액정을 한 번 쳐다보더니 문제집을 가방에 넣고 느릿느릿하게 움직여 문 앞에 섰다. 문을 열고 그대로 나갔다. 해환은 조금 아쉬웠다. 13모남이 조금 더 저 자리에 있었다면 뭔가 그럴듯한 이야기가 나올 것도 같다는 상상을 하며 다시 첫 문장에 골몰했다. 쉽사리 이야기를 떠올리는 일은 없었다. 그렇게 쉽게 풀렸다면 이렇듯 6호선을 타고 빙빙 도는 일도, 사람들이 노트북에 집중한 해환을 흘깃거리는 일도 없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