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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사진 > 사진집
· ISBN : 9791189478247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4-06-28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한국과 일본의 도시 경관을 폭넓게 조망한 최용준의 사진이 취하는 원천인 3D 지도용 항공사진 또한 ‘수직성의 지배’라는 환상을 환기하면서 관람자의 안정적인 조망을 동요시킨다. 그러나 45도라는 각도는 우리가 구글 어스 등을 활용할 때 가상적으로 체험하게 되는 완전한 수직 낙하의 조망과는 연결되지 않는다. 어쩌면 이 높이는 여전히 안정적인 관찰 위치를 고수하는 인간적 주체의 응시와 ‘보는 기계'가 생산하는 비인간적이고도 모든 것을 포괄하는 절대적 수직성의 응시가 만나고 경쟁하는 조망일 지도 모른다. 최용준의 카메라가 도시의 파노라마와 디테일을 포착하면서도 추상적인 모호성과 긴장을 놓치지 않는 이유는 바로 그 조망의 지점, 기계적 응시와 인간적 응시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김지훈, 「‘보는 기계’와 인간적 응시 사이에서 본 도시」 중
작가가 도심을 탐색하며 흥미로운 장면을 발견하고 촬영하는 행위는 1950년대 프랑스에서 등정한 심리지리학 (Psychogeography)과 유사한 면이 있다. 나날이 산업화되어 가던 도시환경에 대한 비판으로 기 드보르(Guy Debord)는 지리 환경과 장소가 개인의 감정, 행동 및 경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는 심리지리학을 제안하였다. 그는 지도 만들기(mapping), 사진 및 도심을 활보하며 일상 속 숨은 장소와 도시의 단면들을 재발견하는 유희적 행위를 주된 연구 방법으로 장려하였는데, 이는 최용준 작가가 도심을 직접 걷거나 가상현실을 통해 흥미로운 장소나 광경을 탐색하며 발견하고, 이를 사진에 담아냄으로써 도시인들이 살고 있는 환경의 여러 단면을 재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점과 유사하다. -중략- 그가 담은 도시환경의 단상은 보는 이에게 여러 생각과 해석을 유발함과 동시에 그들을 ‘Location’의 어원인 ‘locus’, 즉 특정한 장소로 귀환시키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환경에 대한 여러 생각을 자극한다. 매일 지나쳐버리는 건물 사이 또는 그 표면에서 펼쳐지는 여러 가지 광경을 담은 그의 사진은 도심 속 사람들의 모습을 직접 보여주지 않지만 오히려 그 부재가 우리로 하여금 주변을 상상하고 재발견하도록 만든다. 작가가 제공하는 이러한 유희적 과정이 우리가 살고 싶은 환경 또는 ‘Location’은 과연 무엇이며, 동시에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의문으로도 이어지길 바란다.
임지선 & 전현배, 「도시의 파편, 유형 그리고 환경」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