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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사회문제 일반
· ISBN : 9788946060715
· 쪽수 : 264쪽
책 소개
목차
1장 세월호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들
2장 세월호 침몰과 재난의 사회학
3장 문제는 공공성이야
4장 우리를 잃어버린 시대의 재난, 후쿠시마 원전 사고
5장 허리케인 카트리나, 누가 자연재해라 말하는가
6장 독일의 탈핵 결정: 사회적 합의가 먼저였다
7장 델타 프로젝트, 국가적 재난을 잊지 않는 방법
8장 무엇을 할 것인가: 세월호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하여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고와 재난이 반복해서 발생하는데도 우리 사회는 왜 거기서 교훈을 얻지 못할까? 그것은 재난의 원인을 일부 당사자들의 욕심이나 무지 같은 개인적인 문제로 돌리기 때문이다. 사회제도에는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이를 바꾸기가 어렵다. 그렇다 보니 일부 개인의 잘못으로 돌리고 문제를 덮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세월호 참사에서도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이 승객 구조를 외면하고 자신들만 구조되는 무책임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리고 세월호에 화물을 과적해 침몰 원인을 제공했던 선박회사의 최고경영자이자 종교단체의 수장이었던 인물이 이 참사의 책임자로 수배되었다. 그를 체포하기 위해 전국의 경찰과 검찰이 움직였고 일부 군 병력까지 동원되었다. 그러나 그는 죽은 채 발견되면서 ‘희생양’이 되지 못했다. 세월호 선원들과 선박회사 경영진의 과실이나 직무유기는 분명 잘못된 일이고 처벌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을 처벌하는 것만으로 여객선의 안전을 확보할 수는 없다. 앞서 언급했던 여러 가지 제도적 문제점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
압축성장 전략에서 경제적 성공은 외형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조직 규모나 매출 규모 같은 외적 성과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 건조한 작은 나룻배는 위험해 보이지만 선령 20년이 된 배수량 6,800톤의 대형 여객선은 안전한 것으로 인식된다. 세월호의 노령화로 인한 위험 증가보다는 대형 여객선에서 얻는 경제적 이득이 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다.
새로운 위험이 등장하면서 이것을 관리하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안젤리나 졸리의 경우처럼 새로운 신체적 위험에 대한 대비가 당사자 개인에게 맡겨진다면 부자들만이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 따라서 부자들은 신체적으로 더 건강해지고 빈민은 상대적으로 더 병약해져, 사회적 불평등이 생물학적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후 변화나 환경호르몬 같은 새로운 위험도 동일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위험을 공적으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능력 있는 사람은 개인적 역량을 동원해 위험에 대비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다수는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인적 성찰 능력을 함양하는 것과 함께 위험관리에서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이 위험에 대비하는 핵심 요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