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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67997625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3-06-08
책 소개
목차
마음을 읽어 줘 - 조경아
MBTI 마니토 - 정명섭
당신의 MBTI를 바꿔드립니다 - 정재희
E & I 클럽 - 최하나
책속에서
은지의 순발력으로 충격받은 마음은 잠시 숨길 수 있었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충격과 서운함을 오래 감추지는 못했다. 태섭이에 대한 마음을 접으면서 나는 엣팁(ESTP)과 인프제(INFJ)가 상극이어서 서로 좋아질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하며 나름의 위로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태섭이 이연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도 담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연이 나와 같은 인프제라는 사실을 듣고 나자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도대체 이게 뭐라고. 와르르 무너지는 감정을 어떻게 컨트롤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겉으로 드러낼 수는 없었다. 나를 제외한 세 사람은 계속 대화를 나누고 있었지만, 나는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때 갑자기 이연이의 손이 다가와 내 팔목을 감쌌다. 그제야 나는 귀가 뚫리면서 이연의 목소리가 들렸다.
- “마음을 읽어 줘” 중에서
처음 며칠 동안은 조심스러운 추측과 소문들이 오갔다. 하지만 발각되면 벌점이라는 삐걱이의 엄포와 함께 묘한 기류가 흘렀다. 정체를 들키면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난다는 분위기가 생겨난 것이다. 그래서 큰 싸움이 몇 번 날 뻔한 다음부터는 더 이상 자신의 마니토가 누군지 알아보려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갈등이 끝난 이후에는 서로의 마니토를 챙겨주기 시작했다. 누군가 일찍 나와서 칠판에 자기 마니토에게 수업 시간에 코 좀 그만 파고, 코딱지 좀 날리지 말라는 글을 남긴 게 시작이었다. 대개는 사물함에 쪽지를 넣어 두거나 책상 안에 선물을 남기는 식이었다. 자신이 관찰한 마니토의 문제점을 적어주고, 잘한 것은 칭찬과 함께 작은 선물을 남기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관찰력이 남다른 다현이는 그걸 MBTI에 맞춰 분석했다. 점심을 먹고 후문 쪽 화단에 모인 남규와 친구들에게 다현이는 그동안 관찰했던 것을 얘기해줬다.
- “MBTI 마니토” 중에서
“새미야. 괜찮아?”
괜찮냐니, 그럴 리가 없잖아. 도망가고 싶었다.
물론 그럴 수는 없다. 그래서는 안 된다. 체면은 좀 구겨진 것 같지만 산뜻하게 마무리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내상을 덜 입은 것처럼 보여야 하는데. 나는 속으로 열을 세었다. 하나, 둘, 세엣……. 안 되겠다. 고백은 심호흡 같은 거로 수습될 일이 아니었다. 얼굴이 달아올랐다. 분명 목덜미까지 빨개졌겠지. 내 성격은 왜 이 모양일까? 약이라도 먹고 바뀔 수 있으면 좋겠다. 아니, 온 세상이 다 뒤집혀버렸으면.
선배의 대답은 너무 예상 밖이었다.
“내가 MBTI 바뀐 지가 얼마 안 돼서……. 네가 나를 잘못 본 걸 수도 있어.”
갑자기 무슨 MBTI? 내가 별로라는 말을 돌려 말하는 거라기엔 너무 이상하잖아.
“그러니까 이게 설명하자면 좀 길어.”
난처한 표정을 한 선배의 뒤로 딸랑, 종소리가 울렸다.
- “당신의 MBTI를 바꿔드립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