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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일본사 > 일본근현대사
· ISBN : 9791159050015
· 쪽수 : 358쪽
책 소개
목차
역자 서문
총설 / 근대와 세계의 구상
제1부 / 근대란 무엇인가
네이션과 상상력
다른 시간, 근대
제2부 / 근대세계의 성립
새로운 ‘아시아 상상’의 역사적 조건
문학이라는 제도와 식민지주의
팽창하는 황국?개화하는 황국
‘여자’의 규범과 일탈
저자 주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종래 의미의 ‘근대사’도 ‘문화사’도 아니다. 각각의 학문 분야에서 탈영역적인 질문을 던지고 경계를 초월하여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서사의 지평을 창출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문화’라는 창을 통하여 근대 일본을 재검토할 것이다. 근대 일본의 문화를, 끝없는 항쟁과 조정(調整), 전략과 전술의 충돌과 교차 속에서 경계가 계속 변화하는 영역, 불안정하고 유동적인 그래서 동적인 매력을 가진 영역으로 보고자 한다. 근대 일본의 역사는 과거 사건들의 집적이나 현재의 시점에서 재구성된 서사가 아니다. 그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것과 과거를 재정의하는 것 사이를 계속 왕복하고 횡단하는 운동이다.
나의 아이들에게 <파리의 지붕 밑>은 조부모 세대의 기억과 결부되어 있고, 사이먼 앤 가펑클의 <스카보로 페어>는 부모 즉 내 세대의 기억과 결부된 것이다. 나의 부모에게 <황성의 달(荒城の月)>은 그들의 부모 세대와 결부되어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부모는 또……라는 식으로, 친족이나 공동체의 계승 질서와 함께 과거의 현상이 정리되어 기억의 지도 위에 자리매김된다. 우리 모두는 세대를 포함한 이 같은 계보를 가진 연대기에 따라 과거의 일들을 정리한다. 거기에 보태 서력(西曆) 그리고 천황력의 연호가 있다. 과거의 사건은 이러한 연대기적인 질서나 계보의 계열 속에 질서를 부여받아 배치된다. 따라서 조부모 세대의 사건으로 기억되는 현상을 만나면 ‘오래된 것’으로 생각하게 되고, 현재 유행 중인 선율을 들으면 ‘새롭다’고 느낀다.
그러나 이러한 세대의 교체 혹은 오래된 것과 새로운 유행을 제어하는 연대기적 질서 안에 ‘전근대적’이라는 판단의 근거는 전혀 없다. 세대가 이동하고 연호가 바뀌는 것 안에서 근대 이전과 근대 사이의 낙차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후지와라 사다이에(藤原定家)가 이미 13세기에 <근대수가(近代秀歌)>를 썼듯이, 근대라는 말을 단순히 현재에 가까운 시기로 이해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