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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일제치하/항일시대
· ISBN : 9791172131159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4-08-3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신여성》과 신여성―100년 전 그 언니들에게 말 걸기
1장. 모던걸이 온다
새로운 신분의 등장
모던하게 보이기
도회 문명을 향유하다
모던걸과 ‘못된 걸’
2장. 신여성 수난사
근대의 새로운 스타
색상자, 소문을 쫓아라
관음하는 미행자 은파리
신여성에 관한 우스개
사전과 어록, 정당화된 상징폭력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불온함
▶ 덧붙이는 글 1: 《신여성》의 어록, 십계명
3장. 문제적 기호, ‘여학생’
‘여학생’의 탄생
여성교육 속 ‘맨스플레인’
소녀를 보호하라
규율과 감시, 단속되는 몸
상상된 학교, 핍진한 현실
‘데마’를 뚫고 나아가라
▶ 덧붙이는 글 2: 1920년대 실제 여학생 수는 얼마나 되었을까?
▶ 덧붙이는 글 3: 왜 여학생 중에는 영어 이름이 많을까?
4장. 대중문화의 첨병이 되다
대중문화와 조우하다
여성팬, 그녀들이 위험하다
열망과 절망 사이에서 대중문화 즐기기
▶ 덧붙이는 글 4: 1927년 어느 봄날, 영화관을 찾은 ‘극다광 구보씨의 일일’
5장. 은밀한, 그리고 폭로된 성(性)
연애가 유행인 시대
성욕을 인정하라
제2부인, 경계에서 출현하다
6장. 과학, 또다시 어머니를 만들다
지금은 과학의 시대
여성과 모성의 새로운 결속
신여성의 과학적인 어머니 노릇
막힌 출구, 어머니
▶ 덧붙이는 글 5: 봉근이는 어미의 손으로 죽였습니다
7장. 슈퍼우먼의 탄생
어쨌든 직업을 가져야 한다
직업부인의 공공성 문제
다시, 집으로…
날아라, 슈퍼우먼
부록. 《신여성》을 펼치다
《신여성》의 구성
《신여성》의 인쇄와 유통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근대도시의 신교육과 신문물을 열망하며 ‘밖’으로 나온 100년 전의 신여성은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수많은 소문과 시빗거리의 대상이 되었다. 1920년대 초반 《신여성》의 첫머리에 실린 논평·논설류 기사들은 여성이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인재로 거듭나야 함을 부르짖으면서도, ‘밖’에 등장한 신여성을 끊임없이 비난했다. (…) 사회의 이중적 잣대, 강력한 여성혐오, 노동 기회의 원천 봉쇄 등으로 신여성은 ‘밖’에 자리하지 못하고 점차 도시의 거리에서 사라져갔다. 그 많던 신여성은 다 어디로 갔을까? (…) 《신여성》 읽기는 당대와 지금 여기의 현실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을 구성하고 발전시키는 일이자, 100년 전 신여성을 통해 현재의 현실과 대결하는 일이다. 출간 20년이 지난 이 책의 이야기가 아직도 유효한 이유다.
《신여성》에서는 신여성의 소비가 모두 허영이자 사치로 비판받았다. “돈으로 된 세상” “배금이 유행”하여 “빈궁한 집안의 사람들이 훌륭한 지적 능력을 갖춘 학자보다 수만의 재산을 소유한 사람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는 일이 더 많아졌으니, 그렇게 타락한 시대의 죗값을 치러야 하는 사람이 바로 신여성, 모던걸이었던 것이다. (…) 여성의 소비를 여성의 허영으로, 여성의 허영을 여성의 본능으로 만들어, 새롭게 등장한 모던걸을 구제불능의 정신적 미성숙자로 만들고 싶어 한 남성의 욕망과, 그런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소비를 통해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형성하고자 한 여성의 욕망이 동시에 드러난다. 신여성의 모던한 치장은 그들에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고, 신여성의 도시적 생활양식은 그들이 알고 있는 유일한 이상향이었을 것이다.
〈색상자〉, 〈은파리〉, 갖가지 우스개, 사전, 어록, 십계명 등은 남성 시선이 작동하는 방식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 시선 속에서 여성들은 희화화되고, 조롱거리가 되며 이들을 단죄하고 계몽하는 공식적인 틀이 생성되어 간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그러나 남성 지식인이 만든 여성 계몽 잡지 《신여성》은 신여성을 둘러싼 온갖 소문을 주워 담으며 그들을 비판하고 조롱함을 물론, 때로는 윽박지르고 겁주기도 했다. 동시에 ‘부적절한’ 신여성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새로운 지침으로 신여성을 계도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감행하게 만든 건 남성을 거슬리게 만드는, 신경 쓰이게 만드는, 불편하게 만드는 ‘신여성’의 존재였다. (…) 그녀들의 불온한 무게감을 감지하는 것이야말로 《신여성》의 페이지를 읽어내는 지금 우리들의 ‘시선’일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