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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 이야기
· ISBN : 9791196554545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25-08-28
책 소개
목차
전시소개. 맹지영
기획의 글. 맹지영
스케치북 드로잉을 넘기며 떠나는 최상아와의 긴 여정. 린다 테스너
눈으로 만지며 보는 그림. 김홍기
작품이미지
그림에 관한 대화. 박수지
전시 전경
책속에서
《Slit : 그림의 눈》 은 한 작가의 개인전이라는 범위를 넘어 미술에서 ‘본다’는 것의 본질적인 의미에 대해 보다 밀도있는 질문을 던지며 작가 최상아의 작품을 살펴본다. 최상아는 미국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는 작가로 이번 전시는 2019년 미국에서의 개인전 이후 6년만이며, 한국에서는 16년만의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여러 층위에서 기획이 이루어 졌는데, 기획자 맹지영은 작가가 던지는 근원적인 질문에 공감하며 기획, 창작, 감상, 평론을 통해 최상아의 작업세계를 보다 입체적으로 접근하고자 했다. 기획자는 그림을 보기 위해 그림을 세우는 작업으로써 작가가 만들어가고 있는 그림의 모습을 전시 공간에서 물리적으로 펼쳐질 수 있는 방향을 조율하고 구성하며, 감상자가 그림의 앞뒤를 오가며 집중적인 감상을 할 수 있도록길을 만든다.최상아는 평면, 조각, 설치, 팝업북 등 그간 사용해 온 여러 매체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작업을 하는 행위는 그리기로 수렴되며, 이는 어떤 모양과 형태로 드러나더라도 그에게는 자연스럽게 ‘그림’이 된다. 그의 주재료인 종이를 이용하여 매일 수행적으로 작업을 해나가는 작가는, 자신이 보는 것이 무엇인지 모호한 상태에서 시작하지만 그에게 주어진 여러 조건들(공간, 재료의 상태 등)이 가지는 한계와 가능성을 조심스레 매만지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 ‘그림’을 오롯이 대면한다.《Slit : 그림의 눈》 에서는 1미터가 조금 넘는 높이에 길이 6미터 남짓의 대형 종이그림 〈무제: 그림 Untitled: Grerim〉시리즈(2024) 두 점 외에 높이가 다른 9미터 남짓의 그림 한 점과 다수의 드로잉 시리즈인 〈자화상 Self Portrait〉(2024-2025)을 선보인다. 그림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동그라미나 여러 곡선과 면이 만나 만들어진 모양들은 그의 초기작에서 인물의 ‘눈’과 같은 구체적인 형태들이 점차 단순화된 것으로 그간 작가의 시간이 압축되어 있다. 화면 속 동그라미는 눈으로, 구멍으로, 때로는 통로로서 화면 안팎에서 시간을 보내며 흔적을 만들고 사라지고 또 다시 나타난다. 작가는 어느새 그림과 한 몸이 되어 그림 앞과 뒤, 안과 밖을 조율해가며 기존의 한계를 드러내면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어 기존의 경계를 끊임없이 무너뜨리고 세운다.전시 제목이기도 한 ‘slit 슬릿’ 은 좁고 기다란 구멍 혹은 틈이나 그런 틈을 내는 행위를의미하기도 하는데, 이는 작가가 사용하는 작업적 방법과 태도를 동시에 포괄하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림을 열어서 그 안으로 들어간다”는 작가의 말처럼 ‘슬릿’은 그림으로 들어가는 통로이자 평면으로 인식되는 그림 안팎을 열어 입체적인 공간으로 전환시키는 숨구멍이기도 하다. ‘그림의 눈’은 마치 살아있는 대상으로서의 ‘그림’을 절실하고 성실하게 보려는 작가의 태도를 은유적으로 드러내며 그림을 통해 결국 작업을 하는 행위도, 감상하는 행위도 스스로를 보는 것임을 이야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