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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한국정치사정/정치사 > 한국정치사정/정치사-일반
· ISBN : 9788946072732
· 쪽수 : 400쪽
책 소개
목차
서문: 한국 민주주의 100년, 가치와 문화의 변화_김동춘
1부한국민주주의의가치와지향
1장 자유 대 자유, 저항과 반동의 역사를 넘어서 _문지영
2장 평등과 균등의 길항, 또는 연대 _이나미
3장 헌법 제1조의 기원과 변화로 본 ‘민주공화국’으로서 대한민국 _정상호
4장 한국의 토지소유 이데올로기는 어떻게 변천해 왔을까?: 지주주의와 지공주의의 갈등과 대립을 중심으로 _전강수
2부 민주주의문화에대한성찰
5장 한국 저항문화의 전통과 변화: 3·1운동에서 촛불집회까지, 1919~2019 _신진욱
6장 한국 정치 100년, 정당조직문화의 변화 _서복경
7장미투 100년, 성폭력을 넘어 민주주의로 가는 길 _김아람
8장 이념서클을 통해서 본 학생운동 조직문화의 변화 _김정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하지만 ‘자유’를 이렇듯 봉건적 억압으로부터 개인의 해방 내지 사적 자유의 확보라는 차원에서 강조하는 입장은, 그것이 일제 식민지로부터 ‘국권의 회복’이나 ‘자주독립’이라는 정치적·공동체적 자유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동반하지 않을 때, (비록 당대에는 일정한 진보적 의의를 지닌 것이었다 하더라도) 결국 제국주의와 타협하면서 친일·부일의 논리로 나아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전환 과정을 여실히 보여주는 인물이 윤치호다. 독립협회 및 대한자강회의 핵심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그는 강제병합 직후인 1911년에는 ‘105인 사건’으로 체포되어 옥고를 치르는 등 민족주의자의 모습을 보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갑신정변을 전후한 시기에 이미 조선의 정치체제는 불공정하고 잔인하며 억압적인 악정이요 전제라고 비판하면서 “현 왕조가 빨리 사라질수록 민족의 복지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한국 역사에서 평등은, 권력층의 ‘고르게 하려는 뜻’ 즉 ‘균 의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백성들 스스로의 의지와 실천으로 구현되었다. 두레, 민회는 백성들의 평등 의식의 소산이며 그것은 민란과 동학혁명으로 이어졌다. 동학을 이은 천도교가 중심이 된 3·1운동은 모든 인민의 평등을 선포한 대한민국임시정부를 낳았다. ‘대한민국임시헌장’ 제3조는 “대한민국의 인민은 남녀 귀천 급 빈부의 계급이 무하고 일체 평등임”이라 했으며, 정강의 첫 번째가 “민족평등·국가평등 급 인류평등의 대의를 선전함”이다. 또한 3·1운동의 영향으로, 사회 내 가장 천한 집단인 백정들이 ‘형평사’를 세워 본격적인 평등 운동을 전개했다.
오히려 ‘임시헌장’과 유사한 것은 바이마르공화국 ‘헌법’이다. 바이마르 ‘헌법’ 제1조는 “Das Deutsche Reich ist eine Republik. Die Staatsgewalt geht vom Volke aus(독일국은 공화국이다. 국가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바이마르공화국 ‘헌법’이 국민회의를 통과(1919. 7.31)하여 공표된 것은 ‘임시헌장’보다 정확히 4달이 늦은 1919년 8월 11일이었다(김백유, 2015: 204). 유럽에서도 ‘민주공화국(democratische Republik)’이 헌법에 사용된 것은 1920년 2월 체코슬로바키아 ‘헌법’과 10월 오스트리아 ‘헌법’이 처음이었다(이영록, 2010: 58; 이영재, 2015: 240). 중국의 경우 신해혁명 이래 속출했던 다수의 헌법안에서 전혀 나타나지 않다가 1925년 ?중화민국헌법초안?에 처음 민주공화제가 등장했는데, 여기서 공화국은 미국처럼 연방의 의미가 있었다(여치헌, 2012: 271). 정리하자면, 시기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민주공화’라는 표현을 헌법적 문서에 포함시킨 것은 아시아에서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한국이 가장 앞선다는 주장(박찬승, 2013: 139)이 아직까지는 유효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