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일제치하/항일시대
· ISBN : 9791159058141
· 쪽수 : 500쪽
책 소개
목차
서문_한국대학의 출발, 식민지의 사립전문학교를 통해 다시 생각하기
제1부
민족사학(民族私學)이라는 신화, 식민지 전문학교라는 현실
정준영 | 식민지 전문학교체제 혹은 ‘민족사학’의 이면(裏面) - 중앙불교전문학교의 사례
김일환 | 사립전문학교의 재단법인화와 공공성 - 보성전문학교의 사례
조은진 | 관립전문학교의 학제와 내선공학(內鮮共學)
강명숙 | 전쟁과 식민지 전문학교 - 1938년 이후의 전문학교 정책
제2부
전문학교에서 학문하기와 식민지에서 지식인 되기
김필동 | 일제하 전문학교와 사회학 교육
윤해동 | 식민지 시기 유교와 고등교육 - 명륜전문학교의 사례
이경숙 | 전문학교 교수, 식민지 지식인들의 거처 - 숭실전문학교의 사례
제3부
전문학교에서 배운다는 것 - 식민지 현실과 길항하는 전문지(專門知)
김근배 | 숭실전문학교의 과학기술자들 - 이학과, 농학과, 그리고 졸업생들
김정인 | 교사양성, 식민지 여성교육의 지향점 - 이화여자전문학교의 사례
최은경 | 일제강점기의 조선 여의사들 - 도쿄여자의학전문학교 졸업부터 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 창설까지
장신 | 한국형 의예과의 기원
찾아보기
필자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민족사학’은 비록 식민지 교육체제의 ‘체제 내 교육기관’이라는 한계는 있었지만 식민지관학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이들이 조선인의 고등교육을 사실상 도맡게 된 것도 당연했다. 식민당국의 입장에서는 이들 전문학교가 식민체제에 순응하는 한에서는 굳이 조선인 사회의 반감을 살 필요가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있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립전문학교가 ‘민족사학’일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식민체제에 순응하는 한도 내에서였던 것이다.
재단법인 설립 이후 보성전문학교의 역사는 공기(公器)로서의 사립학교 재단이 어떻게 운영도어야 하는지, 특히 사적 재산을 출연한 기부자의 영향력 속에서 재단의 공적 운영을 어떻게 제도화할지의 문제를 둘러싼 지속적 논쟁과 갈등을 수반했다. 물론 학교 경비가 관(官)으로부터 조달되지 않은 사립학교에서, 더구나 자산 출연자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향이 강한 재단법인 조직에서 기부자의 영향력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힘은 1920년대 재단구조에서 평의원회가 차지하는 독특한 위상이나, 학교 관계자의 개입, 여론의 기대와 같은 또 다른 힘과 지속적인 긴장 관계 속에 놓여 있었다.
처음 공학을 실시하던 당시에는 학무당국에서는 ‘전문학교는 조선인 자제의 편익’을 위한 곳이며, ‘편의상 일본인 학생을 수용하기로 하나 배정되는 입학정원은 조선인 학생의 3분의 1 이내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하였으나, 실제로 나타난 양상은 오히려 조선인 입학생이 일본인 입학생의 3분의 1 정도에 그치는 수준으로 귀결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조선인 사이에서는 ‘전문, 대학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하는 탄식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는 곧 조선인 학생들에게 ‘전문학교 입학 지옥’이라는 공포스러운 시련을 가져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