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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스페인/중남미소설
· ISBN : 9788996864301
· 쪽수 : 256쪽
책 소개
목차
복수 / 이사벨 아옌데(Isabel Allende)
일주일은 칠 일 / 마갈리 가르시아 라미스(Magali Garc?a Ramis)
입 다문 마을 / 이사벨 가르마(Isabel Garma)
청탁 / 솔레다드 푸에르톨라스(Soledad Pu?rtolas)
할머니와 황금다리 / 클라리벨 알레그리아(Claribel Alegr?a)
독립 영웅 / 크리스티나 페리 로시(Cristina Peri Rossi)
또 다른 마리아나 / 비비아나 메예트(Viviana Mellet)
독이 있는 이야기 / 로사리오 페레(Rosario Ferre)
시네 프라도 /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Elena Poniatowska)
새 집 / 실비아 몰리나(Silvia Molina)
난 여자들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 안드레아 마투라나(Andrea Maturana)
타인의 축제 / 릴리아나 에케르(Liliana Heker)
일상 / 카르멘 나랑호(Carmen Naranjo)
훌륭한 어머니처럼 / 아나 마리아 슈아(Ana Maria Shua)
작품해설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한시도 당신을 잊을 수 없었어. 난 평생 당신을 제외한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었어.”
그는 너무나 창피해서 들릴까 말까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둘세 로사는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마침내 시간이 된 것이었다. 그의 눈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사형집행인의 흔적이 아니라 단지 신선한 눈물방울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녀는 30년 동안이나 길러온 증오를 마음속에서 찾으려 했지만, 발견할 수 없었다. 그녀는 아버지에게 자기가 할 일이 있으니 목숨을 살려달라고 애원하던 순간을 떠올렸고, 이 남자가 저주의 포옹을 할 때와 슬픈 표정을 짓고 있던 아버지의 유해를 무명 침대시트로 둘둘 말던 새벽의 순간을 되살렸다. 그리고 완벽한 복수의 계획을 머릿속으로 점검했다. 하지만 그토록 기다리던 기쁨을 느낄 수는 없었다. 아니 정반대로 깊은 우수만을 느낄 뿐이었다. 타데오 세스페데스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고 손바닥에 키스를 하면서, 그 손바닥을 눈물로 적셨다.
오늘 이후로 당신을 좋아하는 남자 팬들 목록에서 내 이름을 지워야 합니다. 아마 이런 나의 결정을 숨기는 것이 더 좋은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입을 다무는 것은 항상 진실만을 추구하며 살아왔던 나의 성실함과 어긋나는 일일 것입니다. 당신을 떠나면서, 내 마음은 심란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래서 결국 나는 당신의 영화를 다시는 보지 않겠다고 마지막으로 결심했습니다.
오늘 저녁, 아니 오늘 밤, 당신은 나를 파멸시켰습니다. 당신이 이런 문제에 관심을 기울일지는 몰라도, 나는 갈가리 찢겨진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 알겠지요? 나는 당신의 거짓된 그림자에 의존하는 사람이며, 동네 극장과 개봉관을 막론하고 모든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영화 속에서 당신의 모습을 쫓는 사람이고, 당신이 저지른 최악의 부도덕한 행위마저도 합리화했던 사랑에 빠진 비평가입니다. 이제 난 당신에게서 영원히 떠날 것을 맹세합니다.
“난 갈 거예요. 루시아나가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멋진 파티가 될 거라고 말했단 말이에요. 마법사가 오는데, 원숭이뿐만 아니라 필요한 걸 모두 가져온다고 했어요.”
엄마는 몸을 돌려 로사우라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화난 듯이 손을 허리에 올려놓았다.
“생일날 원숭이라고? 넌 네게 말한 황당한 말들을 모두 믿는 거니?”
로사우라는 몹시 기분이 상했다. 또한 부자라는 단순한 이유만으로 모두 거짓말쟁이로 몰아세우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로사우라 역시 부자가 되고 싶었다. 언젠가 아름다운 궁전에서 살게 된다면, 그녀 엄마는 그녀 역시 사랑하지 않을까? 로사우라는 몹시 슬펐다. 그녀는 무엇보다도 파티에 가고 싶었다.
“못 가면 죽어버리고 말 거야.”
그녀는 입술을 거의 움직이지 않은 채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