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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6025872
· 쪽수 : 311쪽
· 출판일 : 2005-10-31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제14회 전태일문학상 수상작품집을 내면서
소설 부문
당선작 - 없음
우수작 - 김인철 '깨어 있는 시간'
우수작 - 장용돈 '비둘기의 서식처'
추천작 - 양희영 'A동 209호'
기수상자 작품 - 김옥숙 '목격자'
시 부문
당선작 - 이맹물 '비명悲鳴 - 마이크로칩 공장' 외 5편
우수작 - 박소란 '겨울밤, 아기단풍' 외 2편
우수작 - 오진엽 '철도원 부부' 외 4편
우수작 - 장종의 '학춤' 외 3편
추천작 - 공 담 '면벽面璧'
추천작 - 표용덕 '택시 driver' 외 1편
추천작 - 한영숙 '꿈' 외 1편
추천작 - 홍성준 '푸른 대문' 외 1편
기수상자 작품 - 맹문재 '거울을 부르다 - <전태일 평전>' 외 2편
생활.기록문 부문
당선작 - 석연옥 '장롱' / 수상작 외 작품 '콩나물 국밥집 이야기'
우수작 - 신영순 '보고 싶다, 물봉선화' / 수상작 외 작품 '그대가 있었기에'
우수작 - 최경호 '희망의 언덕'
추천작 - 방종운 '비정규직 아내를 위하여'
추천작 - 서미애 '고단함 속에 피어날 꽃'
기수상자 작품 - 추송례 '먼지 속에 핀 민들레꽃 - 일기장에서'
특별상 부문
임효림 -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 외 3편
심사평
소설 부문 - 작가여, 문을 열고 들어가라 / 공선옥, 안재성
시 부문 - 우리 시대에 필요한 노동시 / 나희덕, 맹문재
생활.기록문 부문 - 사회 전체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는 글쓰기 / 김하경, 이인휘
전태일문학상 제정 취지
저자소개
책속에서
비명 - 마이크로칩 공장
(비명을 지르다, 옥타브, 목청, 남자, 가성의, 한계)
내가 발목 잡혀 있는 직장은
백 미터의 직선 복도가 있는 윙윙대는
삑삑대는 간혹 클래식 멜로디의 경보음이 들리는
첨 단 공 장
똑같은 수백 수천 개의 형광등이 누릿한 빛을 내며
스물네 시간 정렬한 곳
셔틀버스는 일 년 동안 딱 두 번 지각했을 뿐
커다란 덩치를 밀며 사거리 저 모퉁이로
떠오르듯 꺾어 나오지
사람들은 일시에 한 곳으로 쏠려 적당한 양보로
차에 오르고 인사는 늘 생략된다
야간근무를 향하는 사람들은 매일 지정석에 꽂혀
서로 비슷한 표정으로 동시에 말을 잃고
우회전 좌회전 정지 출발을 반복하는 버스의 요동에
엇박자로 흔들려 나간다
줄지어 늘어선 앞사람의 뒤통수 사이로
깨끗하게 정돈된 도시
수백 개의 달처럼 공중에 매달린 가로등
깜빡이는 신호등 깜빡이는 자동차를
흐린 꿈처럼 바라보며 눈을
깜빡인다
(중략)
속도를 신아하는 나의 도시는
백열등 아래 피똥을 싸는 닭장 속의 닭을
길러낸다, 우리는 같은 색으로
우리를 사육한다. 그리고 우리는
극히 사소한 거부권만을 안다
이를테면 어떤 사람은 도시의 평면도 같은 식판 안에서
딱 한 가지 반찬만을 덜어낸다
그것은 적선처럼 버려진다
다른 이의 식판으로
기계들은 충혈된 눈을 자동으로 돌려댄다
신경질적인 알람이 한 줄 비명을 가르면
누구든 서둘러야 한다
직각의 수많은 벽들 나는
우리 공장의 장점을 말하고 싶다
그것이 얼머나 소음을 잘 견디는가를
그것들이 얼마나 소리를 잘 먹어대는가를.
아무리 고함쳐도 사방울기나 할 뿐 기껏
내 폐부를 흔드는 떨림으로 죽는다
구린 토사물을 남몰래 되삼키고
한낱 복통을 양심으로 나는 적는다. 그러므로 이곳은
무결한 질서이다
계획도시와
거리와
복도와, 식판을 쏘옥 빼닮은
마이크로칩을 생산하는 곳
마 이 크 로 칩 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