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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70908878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12-03-14
책 소개
목차
강의를 시작하면서
첫 번째 강의. 송호근*사회 정의는 어떻게 실현되는가
두 번째 강의. 유홍준*다시 장인 정신을 말한다
세 번째 강의. 정재승*창의적인 리더의 뇌에서 배운다
네 번째 강의. 최재천*대학문국(大學問國)의 꿈과 지식의 통섭(統攝)
다섯 번째 강의. 김지하*인류 최고의 도덕률, 모심의 실천
여섯 번째 강의. 문정인*중국의 부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일곱 번째 강의. 이덕일*조선 후기 정치사의 현재적 의의
여덟 번째 강의. 도정일*문명과 야만의 차이
이 책이 나오기까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공공 철학이 무엇인가? 그걸 찾아내야 사회 정의 쪽으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공공 철학은 좀 협소하지요. 예전부터 사회 정의를 찾는 지식인의 노력, 또는 시민의 노력이 있어 왔음에도 왜 우리에게는 공유할 수 있는 공공의 가치가 적은지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마이클 샌델의《정의란 무엇인가》가 한국에서 70만 부나 팔렸다고 그러더라고요. 굉장히 복잡한데, 제가 요약해 드릴게요. 샌델이 말이죠, 하버드 대학 클래스에 일주일에 한 번씩 들어가 열두 번 강의했는데 열한 번째까지는 계속 정의란 무엇인지 헷갈리게 만들어요. 이런 상황에서 무엇이 정의인지 판단해 봐라, 그러면 토론을 하잖아요. 그리고 이 양반은 맨 마지막에야 자기 의견을 살짝 보여 줘요.
바로 이 얘기 하려고 어마어마하게 두꺼운 책을 쓴 거죠. 바로 세 가지예요. 개인의 자유 인디비주얼 프리덤. 그다음이 시민의 도덕, 시빅 버추. 세 번째는 공공성, 공동체라 표현되는 공익에 관련된 겁니다. 문제는 전 세계의 선진국도 이 세 가지를 이루기가 어렵다는 얘기죠. 제가 미국에 가보니까 과거 한 30년 전, 20년 전에 비해 민심이 굉장히 흉흉해졌어요. 공익 개념도 상대적으로 옅어졌고요. 참 시민이 되는 법, 이게 참 어려운 얘기입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개화기까지도 시민이 형성돼 있지 않았어요. 이승만 정부 이후 시민이 생겨났죠. 그런데 그 시민이 시빅 버추라는 도덕성을 갖고 있느냐? 도덕성이란 한마디로 얘기하면 타인에 대한 배려예요. 나하고 더불어 사는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입니다. 그게 커지면 공동체가 되지요. 그게 발전하면 공익이 되고요.
제가 서초동에 사는데, 이런 얘기 하면 쫓겨날지 모르겠어요. 서초동 우면산에 올라가 돌을 던지면 박사가 맞는다고 해요. 그런데 지난번에 우면산 사태가 났을 때 시빅 버추가 작동했느냐? 산사태가 나서 마을을 덮었잖아요. 그때 마을 주민들이 자치 조직을 만들어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였던가? 첫날 아무도 못 봤어요. 대신 군대가 왔어요. 둘째 날도 없었어요. 셋째 날 부녀회가 꾸려지기 시작했어요. 그러고도 보름이 지났는데 부녀회뿐이었어요. 대한민국에서 교육 수준이 가장 높은 데서 시빅 버추가 작동하지 않았던 거예요.
서울대학교는 정원의 일부를 기회 균등 차원에서 뽑아요. 극빈자와 소년소녀 가장을 뽑는 게 기회 균등이에요. 그러면 교수회의 할 때, 반대가 심해요. 늘리자고 하는 건 주로 사회학과 교수들이고 반대하는 건 주로 이공대 쪽이에요. 왜냐하면 이공대 쪽에는 수재가 필요하다는 거죠. 물리?화학이나 고등 수학을 가르치는데 이해를 못하면 안 되잖아요. 그래도 그 아이들을 데려다가 부가 가치를 높이면 사회 정의라고 얘기하거든요. 그러니까 정의가 부딪치죠. 입학 제도가 잘 안 바뀌는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
등록금 지원도 그래요. 소득 수준의 몇 퍼센트부터 할지에 대해 토론하면 아마 오늘 밤 새워야 될 걸요. 밑에서 70퍼센트까지 자르자, 50퍼센트까지 하자, 그 50퍼센트도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으로 지급하자, 무조건 다 주자. 여기에 사회 정의 개념이 정확하게 대립돼 있어요. 어떻게, 뭘 정할 것인가? 모든 사회적인 정책과 사회적 행동에 다 들어 있어요.
-이 시대 실현해야 할 사회정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