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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9467920
· 쪽수 : 192쪽
책 소개
목차
Part. 1 문보영
재단사들
다 주고 가버리기
적응을 이해하다
여행자의 트렁크
사람을 버리러 가는 수영장
오각형 도서관
손실
단조로운 빨래
직전의 물병
소원들
모자 구출하기
Part. 2 이소호
도시 건강 보감 1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도시 건강 보감 2
프리한 3.3%
직장인 소호 씨의 하루
개미는 뚠뚠 오늘도 열심히 일을 하네
회사를 정주행하면 시름을 드려요
디프리 한 장 주세요
환상 교차로
상처 잇기, 잊기
Part. 3 오은
오전 7시 36분의 시
눈이기도 하고 비이기도 한 것
오전 11시 47분의 시
밝으니까 되었다
오후 1시 23분의 시
마음을 점치기, 마음에 점찍기
오후 5시 49분의 시
늘어질 때 늘어나는 것
오후 10시 37분의 시
딴눈으로 밤을, 뜬눈으로 아침을
Part. 4 황인찬
잃어버린 자전거를 찾아서
자전거를 탈 줄 모르는 사람
잃어버린 천사를 찾아서
종말을 상상하지 못하기
미래 빌리기
때로 선생님을 엄마라고 잘못 부르기도 하지만
잃어버린 정신을 찾아서
왜 사냐건 웃지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슬픔은 텍사스 소 떼가 되고, 내 마음은 호수가 되고
책속에서
갤리에서 들리는 작은 소리 때문에 선잠을 자느라 나는 현실과 꿈 어딘가에 걸쳐져 있었다. 그리고 난 잠결에 백팩을 멘 승문원을 본 것 같다.
나는 이 층의 좁은 복도를 걸으며 유리 전시장 안에 꽂혀 있는 읽을 수 없는 책을 구경했다. 모두 포 르투갈어로 된 서적이어서 한 문장도 읽을 수 없을 것이었다. 그 사실이 왠지 위안이 되었다. 읽을 수 없 는 책과 읽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일기 를 쓰고, 세상을 더듬거리는 것이 성 나자로 도서관 이 나에게 준 위로였다.
자칭 ‘개인주의자’인 내가 회사 생활을 하면서 가장 참을 수 없었던 것은 그들이 내가 ‘시인’이라는 사실을 봐주고 있다, 라고 느끼게 하는 거였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자면 그들은 가여운 예술가를 자신들이 거두어 먹인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늘 자랑스레 떠들었다. 나는 그것이 싫었다. 그래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지금은 코로나가 개인주의자 회사원들을 많이 구원했다고 한다. 앞으로도 그렇게 될 거라고 한다. 참 좋은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