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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전 일본소설
· ISBN : 9791190156363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22-08-15
책 소개
목차
꿀의 정취 … 무로우 사이세이
봄 ―2개의 연작 … 오카모토 가노코
오솔길 … 나가이 가후
소년 … 다니자키 준이치로
게사와 모리토오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인간의자 … 에도가와 란포
밀짚모자 … 호리 다쓰오
K의 승천 ―혹은 K의 익사 … 가지이 모토지로
옮긴이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저씨는 그렇게 오래 살아온 동안 무엇이 제일 무서웠어요? 평생 주체하지 못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내 자신의 성욕이다. 이 녀석 때문에는 참으로 난처했었다. 이 녀석이 들러붙은 곳에서는 달도 산의 경치도 없었단다. 인간의 아름다움만 눈에 들어오고, 그것과 내가 늘 관계가 없었다는 사실 때문에 더욱 아름다운 것과 떨어질 수 없었어.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봤지만 소용없었어. 아무것도 얻지 못했어. 얻은 것이라고는 아름다움과 관계가 없는 것이었어. 그게 아저씨에게 보잘 것 없는 소설류를 쓰게 한 거야. 소설 속에서 아저씨는 수많은 애인을 가져보기도 하고 수많은 사람을 불행하게도 해봤어.”
“아저씨,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아저씨하고 저하고의 사이를 말이죠, 애인으로 해보는 건 어떨까요? 우스워서 누구도 보고 있지 않은, 누구도 생각조차 못 하는 일이잖아요.”
―「꿀의 정취」 중에서
그날 이후로 괴로웠던 마음이 오늘 밤에야 비로소 다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역시 마음이 놓이는 듯한 느낌이 들어. 내일의 해는 틀림없이 목이 없는 나의 시체 위에 쌀쌀한 빛을 던질 거야. 그걸 보면 남편은, ―아니, 남편은 생각하지 않겠어. 남편은 나를 사랑하고 있어. 하지만 내게는 그 사랑을 어찌해볼 수 있을 만한 힘도 없어. 옛날부터 나는 오직 한 남자밖에 사랑하지 못했어. 그리고 그 한 남자가 오늘 밤 나를 죽이러 오는 거야. 이 등잔불조차 그런 내게는 너무 화려해. 특히 그 연인에게 한없이 시달리고 있는 내게는. ―「게사와 모리토오」 중에서
“솔직히 대체 무엇을 하고 계셨던 겁니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K군은 주섬주섬 그 일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뭔가 망설이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만.
K군은 자신의 그림자를 보고 있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아편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당신에게도 엉뚱하게 들리겠지만, 제게도 참으로 엉뚱하게 들렸습니다. ―「K의 승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