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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30821269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3-12-23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곽광수_ 프랑스 유감 IV-10
김경동_ 요지경 속 언어생활 문화의 변천
김명렬_ 친구 / 샌프란시스코
김재은_ 한계 인식 / 아직은 우리가 일본을 이긴 것이 아니다 /우리는 전쟁 중에도 공부를 했다
김학주_일을 하면서 / 군자의 올바른 행실 / 우리나라의 나라 이름에 대하여
안삼환_평생의 궁리 / 이무기와 깡철이 / 바이마르 산책
이상옥_문식이네 집 사람들 / 내 대학 동기생 김용년 / 기억이 부리는 조화 / 들꽃 찾아 반백 년
이상일_늙은 천재 / 관념을 억누른 긴 팔의 비행 형상 / 센티멘털리즘의 극치에 이른 많은 서사의 쓸쓸함과 원숙미 / 반골 정신: 잡학과 순수를 때 묻히는 천격의 쓰레기 예술까지
이익섭_장수싸움 / 고향 / 위당 선생의 퇴고
장경렬_“어찌 세월이 가만있었겠는가” / “아직까지 현수를 기억하고 있나” / “조심해서 가게나” / “그들의 굶주림을 해결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정재서_자연인 되기의 괴로움 / 저자가 말하다 / 문자의 근원적 힘을 전유하라!
정진홍_버킷 리스트
숙맥 동인 모임 연혁
저자소개
책속에서
책머리에 중에서
1950년대에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에 다녔던 여덟 사람이 문리대 출신은 아니나 문리대 사람들보다 더 문리대인다운 풍모를 지닌 분을 좌장으로 모시고 동인 모임을 구상한 것은 2003년이었습니다. 각기 다른 학문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어 오랫동안 학술 연구에 몰두하던 사람들이 스스로 숙맥菽麥이라 칭하며 동인 모임을 가지기로 한 데에는 단순히 노년기의 친교나 파적破寂을 도모하자는 뜻 이상의 동기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1950년대 전쟁의 폐허 속에서 대학 시절을 보내며 지적·문화적 탐구를 갈망하던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일종의 향수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런 개별적 향수가 문리대 시절에 대한 기억들이 겹겹이 쌓인 공동체로 수렴된 것이 우리 숙맥 동인 모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중략)
문리과대학은 문과와 이과를 구별하지 않고 모든 기초 학문 분야가 집결되어 있던 곳으로 명실공히 학문의 전당이었습니다. 문리대에서는 모든 분야의 학도들이 하나의 마당을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분위기 덕분에 우리는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개개 학문 간의 경계를 마음대로 넘나들며 인접 분야에 대한 관심과 식견을 넓혔습니다. 그리고 그 자유롭고 분방한 학문 분위기에서 자아내어진 집단적 교양이랄까 뭐 그런 소중한 성과를 누구나 능력껏 나눠 가졌습니다. 그러나 1975년에 서울대학교가 관악 캠퍼스로 이전하면서 문리대는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분야로 삼분되었고 이 세 단과대학 사이에는 높은 장벽이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오랫동안 학문 분야들이 자기 폐쇄적으로 세분화되는 것을 근심스럽게 지켜보던 우리가 그 옛날 마로니에 캠퍼스의 포용적인 학문 풍조에 대한 향수를 절감하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학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공통분모로 삼고 모인 아홉 사람이 ‘숙맥 동인지’의 첫째 권 『아홉 사람 열 가지 빛깔』을 낸 지 어언 20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우리 동인지는 그 성격이나 편집 방향에 대한 숙고와 논의를 거치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그 스무 해 세월이 꽤나 길었던지 그간 우리는 창립 회원 두 분을 여의었습니다. 그 대신 일곱 사람을 새 회원으로 맞아들였는데 그중의 네 분은 1960년대 혹은 70년대의 동숭동 캠퍼스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덕에 우리 모임은 한참 젊어졌고 동인지에도 신선한 새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숙맥 동인지’가 매번 면모를 일신하면서 보다 번듯하고 보다 알찬 간행물로 성장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법원 앞 광장을 오른쪽으로 두고 왼쪽으로, 이런저런 건물들을 면한 길을 따라가면, 시계탑이 있는 건물이 나오는데, 논문 발표를 앞두고 내가 드 라 프라델 교수를 우연히 만난 곳이 거기에 미치기 전 어느 장소였었다. . . . 시계탑 건물을 지나면, 왼쪽으로 탁 트인 공간이 보이는데, 광장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의 넓이를 가진 빈 공간이다.
- 곽광수, 「프랑스 유감 IV-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