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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60171558
· 쪽수 : 470쪽
· 출판일 : 2008-05-16
책 소개
목차
푸코의 일생
알리바바의 알리바이와 불가사의한 불가사리
암살
싱크홀
안녕, 나의 별
거짓말
불의 살인
일곱 번째 정류장
피가 땅에서부터 호소하리니
오리엔트 히트
한국 추리 스릴러 소설의 계보
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 서평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솨아아아아아."
빌라스코 형사의 안경 위로 환청마냥 빗소리가 떨어졌다. 몸을 누워 들이치는 빗줄기가 방 안을 몇 번이나 가득 매웠다. 바닥에 흥건한 물은 수채 구멍으로 꼴깍 넘어갔다. 그 성긴 이빨 사이로 엉킨 체모들이 끼어 있었다. 넘실거리는 검은 물결이 있어야 할 어떤 것을 막 싣고 사라져버렸다!
부르르르르. 아니, 여긴 화장실도 아니고 수채 구멍 같은 것도 없다!
장판을 때리는 물줄기가 골즈먼 형사의 머릿속을 똑같이 때렸다. 왜냐하면 방 중앙에는 늘어진 여자, 가슴에서 흘러내린 피를 장식 스카프처럼 달고 있는 시체아 목에서 떨어져나간 방 열쇠만이 있었기 때문이다. - '알리바바의 알리바이와 불가사의한 불가사리' 중에서
오늘 아침 나, 이미옥은 사람을 죽였다. 에프킬라로. 그는 내게 수금을 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이었다. 키가 작고 까만 남자. 일주일에 5일, 나는 그의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 마치 자신의 집인 양 그가 나의 지하방으로 당당하게 걸어 들어온다.
"어떻게 가구 하나 없어?"
나의 집에는 가구는커녕 그 흔한 텔레비전조차 없다.
"이런 집구석에서 물 한잔 대접 받을 수 있나? 그래서 이렇게 준비했지."
남자가 주머니에거 소주 한 병을 꺼낸다. 그는 벽에 기대 앉아 소주를 들이켰다. 나는 말 없이 그가 앉은 대각선 자리에 조그리고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다. 미안해서가 아니다. 그를 보고 싶지 않아서다. 나는 그가 일하는 해피파이낸셜이라는 회사에서 3000만원을 빌렸다 갚지 못했다. 선금을 떼고 받은 돈은 매달 이자가 붙었고, 이제는 1억 가까운 액수로 붙어 있었다. 때로 다른 수금사원과 그가 마주치기도 한다. 그들은 멋쩍은 눈길로 서로를 바라보다 어깨를 스치며 나가고 들어왔다. - '거짓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