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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6615348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18-07-25
책 소개
목차
공선옥 세상에 그런 곳은 9
김태용 옥미의 여름 37
성석제 매달리다 83
정용준 나이트버스 115
이승민 연분희 애정사 155
한은형 샌프란시스코 사우나 195
맺으며 백영옥 225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준은 날마다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했다. 국경을 넘어 누나가 있는 한국 구로동까지의 여정이 자신의 인생에서 마지막 고난일 줄 알았다. 그런데 준의 앞에 닥친 고난은 전혀 새로운 것이었다. 함경도 무산 집을 떠나 머나먼 타국을 거쳐 이곳 경기도 마전까지 와서 이런 삶을 살 거라고 준은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생은, 준을 이곳 마전에 데려다 놓았다. 꿈에서도 보지 못했던 낯선 고장에.
_ 공선옥 《세상에 그런 곳은》 중에서
무산에서 이웃에 살던 용호는 엄마 아버지를 병으로 잃고 천애 고아가 되어 준을 삼촌이라 여기며 따랐다. 한국 와서 나이는 열일곱이어도 키가 작아 중학교에 넣어 놨는데 적응을 못하고 거리 생활로 스물이 되었다. 남쪽 식 농담도 곧잘 해서 누가 어느 학교 나왔느냐 물으면 거리학교 나왔다고 받아칠 줄도 아는 용호는 그러나 돈 받고 일 해결해 주기로 했다가 돈도 못 받고 이빨만 부러진 것을 보면 거리학교에서 그리 우등생은 아니었던가 보았다. 돈이 없어 이빨을 못 해넣고 이빨이 없어 위장병을 앓는 용호한테 준은 휴대폰비 삼십만 원을 꾼 적이 있다. 지가 이빨 해넣을 값이라도 벌려고 나가는 일에 나와서 저한테 갚을 돈이라도 벌라는 전화일 것이다.
_ 공선옥 《세상에 그런 곳은》 중에서
“부모님을 다 여의었다고? 아이고 마침 잘되었네. 우리가 바로 아부지연합이야. 우리가 자네 아부지 노릇을 해줌세.”
준은 노인들이 낯설지 않다. 용호가 나오라고 해서 나간 광화문에 바로 지금 이렇게 어깨에 아버지연합 띠를 맨 노인들이 줄을 지어 어딘가로 이동하고 있었다. 노인들 중에는 사돈 노인처럼 뒤뚱거리는 걸음을 걷는 노인도 있었다. 휴대폰을 귀에 댄 채 노인들 곁을 지나가던 청년이 피식피식 웃었다. 그 웃는 모습이 고약해 보였는지 한 노인이 청년한테 삿대질을 했다.
_ 공선옥 《세상에 그런 곳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