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중국문화
· ISBN : 9791188990153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20-12-30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조문영)
1부 찬란한 소수
1장 우리 민족의 땅을 떠날 수 없다 : 국경 지역 다이족 노인들의 목소리 (장정아, 왕위에핑)
2장 용정, 도쿄, 상하이, 그리고 서울 : 김형의 여정으로 돌아본 격변기 중국 사회 (박우)
3장 나는 작품으로 반항한다 : 어느 회족 예술가의 초상 (공원국)
2부 개혁개방의 만화경
4장 단위에서 가족으로 : 동북 노동자 집안의 베이징 입성기 (조문영)
5장 마을 중심이 번화한 시내가 될 때까지 : 허베이성 농촌 여성 사업가의 궤적 (이현정)
6장 산시성의 한 연구원이 바라본 시진핑의 개혁과 중국 사회 (김기호)
7장 가족과 국가 사이의 ‘너른 틈새’를 찾다 : 광저우의 중산층 대안 커뮤니티 (김유익)
3부 선전(深?), 도시에서 민간 읽기
8장 ‘자기혁신’하는 도시의 명암 (김미란)
9장 뤄팡촌, 개혁개방 1번지 선전과 자본주의 홍콩 사이에서 (윤종석)
10장 성중촌의 소문 : 재개발 현장의 폭력과 돌봄 (김도담)
4부 일상에서 만난 국경
11장 ‘상하이 자매들’ : 결혼이주자들이 쓰는 양안兩岸의 역사 (문경연)
12장 ‘한국 장사’와 ‘한족 장사’ 사이 : 사드 사태가 보여준 중국 안의 ‘한국’들 (박형진)
필진 소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2장 용정, 도쿄, 상하이, 그리고 서울 : 김형의 여정으로 돌아본 격변기 중국 사회
연변 풍경 중 대표적인 것은 아마도 자영업자의 출현일 것이다. 이들을 개체호라고 부르기도 했다. 초기 자영업자는 사경제 부문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멸시의 대상이었다. 사회에 깊숙이 남아 있는 마오주의적 계급이념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자영업자는 계급입장(다른 말로 계급 정체성)이 변덕스러운 소자산계급이기에 이해관계에 따라 부르주아지의 편에 설 수도 있다는 마오의 말을 되새기곤 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사경제 부문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었기에 연변에는 개인식당, 개인병원, 개인상점 등이 신속하게 출현했다.
문혁의 동란 못지않게 사경제의 확장 역시 과도기적 사회 변동이었다. 전자가 무산주먹의 성장에 구조적 틈새를 만들었다면, 후자는 이 주먹들에게 막연하지만 생존의 길을 터주지 않았을까? 무산자라고 해서 주먹을 마구 휘둘러도 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으니 문혁의 잔재들은 어떻게 먹고살았을까?
2장 용정, 도쿄, 상하이, 그리고 서울 : 김형의 여정으로 돌아본 격변기 중국 사회
김형은 1978년생이다. 개혁개방의 원년에 길림성 용정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지극히 평범한 도시 노동자였고, 가정형편은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 고향에 있을 때는 밑바닥에서 살았고 바다 건너 도쿄에서는 학부를 다녔고 상하이에서는 젊은 중산층으로 살고 있다. 소싯적 그가 존경했던 사람은 주먹으로 정의를 구현하고 질서를 만드는 사람이었고, 현재 그는 자신이 이루어낸 것을 혹시 모를 또 다른 ‘주먹’들로부터 지켜야 한다. 그렇다. 김형에게 있어 가까운 그때는 틀리고 미래를 향한 지금은 맞다.
4장 단위에서 가족으로 : 동북 노동자 집안의 베이징 입성기
오랫동안 단위와 맺어온 제도적·인격적 관계가 결딴난 뒤에도 삶은 계속되어야 했다. 관공서와 공장, 거리에서 노동자들은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와 같이 국가가 한때 이들을 호명하기 위해 사용했던 언어, 그리고 이 언어에 깃든 정동을 불러냄으로써 보호와 인정을 얻고자 했다. 하지만 강력한 국가주의와 호흡하며 살아온, 시장경제 아래에서 누군가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에 위축된 사람들이 정치 시위나 사회 조직 참여를 현실적 대안으로 삼긴 어려웠다. 이들의 생존전략은 다시 가족을 중심으로 구체화되었다. 리핑 집안의 경우 모계 중심의 방책이 두드러졌다. 단위에서 중요한 지위를 누려본 경험이 더 많았던 남자들이 술상 앞에 앉아 당과 국가에 대한 배신감과 억울함을 토로하는 동안, 리핑의 어머니와 그 자매들은 자원을 아끼고 공유하고 늘리는 온갖 자잘한 방법을 궁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