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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70904139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05-04-08
책 소개
목차
쇼윈도 패밀리 / 유춘강
초파일 / 박재희
아름다운 門 / 김명식
유기(遺棄) / 이혜숙
시간을 태우다 / 김정희
촛불 밝힌 식탁 / 박완서
삼태기골 / 윤명혜
장달 씨의 희생에 관한 전설 / 우애령
굿바이 엄마 / 권혜수
써니를 위하여 / 송은일
들꽃 트레킹 / 신현수
옐로스톤의 저녁 / 이경숙
우리들의 광주 시숙 / 유덕희
기러기, 나래를 내리다 / 안혜성
그집은 그곳에 있다 / 최순희
달에게 / 김경해
그날 아침 / 오세아
치과에서 울다 / 조혜경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커피를 든 채로 어느 정오 거실 바닥에 무질러 앉아 베란다 창 너머로 화사하다 못해 요망스럽고 슬프기까지 한 봄볕을 내다보고 있었다. 어젯밤 친구와 술김에 다퉜던 것도 같다. 친구가 이렇게 말했던가. 그 성질머리 안 고쳤다간 넌 혼자가 될 거다. 거실에 있어도 나를 노릇노릇 지질 듯한 그 봄볕을 내다보며 나는 시작도 끝도 모호한, 불쑥 들이밀어진 한 가지 생각에 사로잡혔다.
이를테면, 나는 언제쯤이나 되어야 나에게도 남에게도 너그러워질 수 있을까. 나에게도 한없이 마음이 선해지는 그런 순간이 올까.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세상 모든 삶, 모든 것을 포옹하고 사랑하고 싶은 마음에 가슴이 벅차지는 그런 순간들이 있을까 하는. 따지지 않고, 선하고, 감사하고, 사랑하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나는 갑자기 마루 바닥에 허리를 꺾으며 꼬부라졌다. 보에 가득 물이 넘치듯 내 속에서 어떤 통곡이 나를 휘감으며 겉잡을 수 없이 터져 나왔다.
- '굿바이 엄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