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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88990978745
· 쪽수 : 404쪽
· 출판일 : 2008-09-30
책 소개
목차
박민규 | 굿모닝, 존 웨인
서 진 | 우리 반에서 양호실까지의 거리
임태운 | 앱솔루트 바디
송경아 | 우리 사랑 이야기
류형석 | 어떤 미운 오리 새끼의 죽음
은 림 | 환상진화가
배명훈 | 조개를 읽어요
박애진 | 집사
이준성 | 고래의 꿈
유서하 | 플라스틱 프린세스
박성환 | 꿈의 입자
정희자 | 지구의 아이들에게
저자소개
책속에서
선생님. 저에게 굉장히 희귀한 병이 하나 생겼습니다. 어쩌면 지구상에 보균자가 저 하나뿐인 괴상한 바이러스에 걸린 것인지도 모릅니다. 조금만 흥분해도 모세혈관이 스프처럼 녹아내리는 하브챠일 병도 아니고요, 피부가 색소를 잃어버린 채 투명해져서 심장이 콩당콩당 뛰는 모습이 휜히 드러나는 구아누챠르 증후군도 아닙니다. 어쩌면 선생님께선 기형적으로 등뼈가 튀어나와 '악마의 날개'라고 불리는 카무스티아 병을 생각하고 계실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그 병도 아닙니다. 바이러스 전쟁의 산물이자, 최악의 신체 등급이라는 클래스 M(Mutant Boby:바이러스 감염률 75퍼센트 이상의 신체)의 인간들에게 발생하는 저런 질병들은 저와는 거리가 먼 얘기지요. - 본문 67~68쪽, '앱솔루트 바디'중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작고, 잦은 발걸음 소리와 작고, 고른 기계음 같은 것이 잔잔한 물결처럼 귓전에 스며들었다. 천천히 그는 눈을 떴다. 눈앞에는 믿지 못할 얼굴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눈물을 머금고 있었다. 여……보. <3406EA>였다. 와락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떨리는 그녀의 어깨 뒤로 역시나 낯익은 얼굴이 눈물을 훔치며 서 있었다. <3407EA>였다. 세 사람은 곧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미래라는 낯선 환경이 그들의 감동을 더욱 격하게 만들었다. - 본문 24~25쪽, '굿 모닝, 존 웨인' 중에서
「근데 포맷 안 하면, 진짜 명령체계 다 바꿔도 잘 적응 못하고, 새 주인이 음성인식이랑 분명히 다 새로 했는데도, 불러도 잘 안 오고, 그런다더라」
「그런 거 보면, 왜, 로봇에게도 감정이 있니 없니 하는 의견들 있잖아. 진짜 감정이 있는 것두 같아.」
"인간이 대입시킨 거야. 사람은 둥근 형태 두 개에 선 하나 있으면 거의 대부분 사람 얼굴을 떠올린다고."
「뭐,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정말 얘가 내 마음을 아는구나, 싶을 때가 있다니까.」
「맞아. 나도 그런 적 있어. 그래도 난 옷 사주고 그런 것까진 좀 오버다 싶던데…」
「나도 예전엔 그랬는데, 사실 하나 사 입히고 싶을 때가 있어. 옷이 예쁘더라고.」
명랑한 웃음소리. 마님은 웃지 않는다. 마님은 커피를 마시고, 잔을 내려놓는다. 깨끗이 닦였던 테이블에 물 자국이 생긴다. 물 자국은 한번도 같은 모양인 적이 없다. - 본문 247쪽, '집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