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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30678153
· 쪽수 : 232쪽
책 소개
목차
결혼식 멤버, 結婚式のメンバー … 한정현
그때도 지금도 우리는 … 조우리
긴 하루 … 김이설
놓친 여자 … 최정나
우리 만남은 … 한유주
핑거 세이프티 … 차현지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 메일을 드디어 쓰기로 결심한 순간들엔 어쩌면 내가 이런 이야기들을 하고 싶은 게 아닐까 싶었어요. 뭐랄까요. 귀하와 내가 생물학적이 아니더라도, 국적이 아니더라도, 국가가 정한 가족 관계가 아니더라도…… 무언가 끝없이 이어지고 반복되는 어떤 틈새에서 연결되고 있다고요. 이 메일은 결국 그래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_「결혼식 멤버, 結婚式のメンバー」
엄마의 실패한 번개버스 헌팅 스토리는 나도 몇 번이나 들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들은 건 그날 돗자리 위에서 합석했던 남자들이 영 별로였다는, 그래서 허무하게 집에 돌아왔다는 결말이었는데 상미를 통해 듣는 이야기는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흘러갔다. 원곡 가수보다도 더 고운 미성으로 노래를 불렀다는 영서와 그런 영서를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는 경희. 노래가 끝나는 타이밍에 딱 맞게 밤하늘을 가득 메우며 터지던 폭죽. 그렇게 1년에 딱 하루만 허락된 밤이 끝나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한참이나 서로의 귀에 소곤대던 두 사람…….
_「그때도 지금도 우리는」
장씨만 유일하게 유순을 떠나지 않은 사람이었다. 식당 일을 마칠 때면 그 앞에서 기다렸다가 집까지 데려다주는 장씨가 남편처럼 여겨질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고개를 저었다. 장씨의 큰아들 결혼식 이후로 유순은 마음을 자꾸 멀리하려 애썼다. 외로운 사람들끼리 몸을 섞은 걸로 무슨 큰 인연이나 된 것처럼 여기지 말자. 언제 떠나도 아쉽지 않게, 언제 사라져도 아무렇지 않게, 언제 없어져도 이상하지 않게……라고 생각은 했지만 어려운 일이었다. 장씨와 함께 있으면 유순은 자꾸 다음을, 내일을, 미래를 희망하게 됐다.
_「긴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