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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87886815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2-05-20
책 소개
목차
정보라 「작은 종말」 이경희 「아직 남은 시간이 있으니까」
박애진 「미싱 링크」 남세오 「절벽의 마법사」
전혜진 「푸르고 창백한 프로메테우스」 구슬 「R.U.R: 혁신적 만능 로봇」
박해울 「안개 숲 순례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대로는 우린 서로 절대로 이해하지 못할 거야.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하고 있는 거야. 혼자 태어나서 혼자 아등바등 발버둥치며 살아가다가 혼자서 죽어야 하는 인간의 존재방식에 당신은 너무 익숙해졌어. 다른 존재의 방식, 다른 삶의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은 생각도 못 하겠지. 오늘도 모르는 인간들을 도시의 끝에서 끝까지 실어 날랐어? 인간들에게 그다지도 중요한 물이나 식료품이나 속옷이나 휴지 같은 걸 이 집 저 집으로 배달했어? 당신의 신체가 느끼는 피로나 고통은 당신 혼자서만 느낄 뿐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당신 머릿속의 생각에는 당신 자신 외에 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겠지. 군인이었던 때, 명령에 따라 다른 인간들과 한 마음 한 몸으로 움직이던 때에 그런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았다면 이곳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을 거야, 심부름꾼의 삶에 길들어 버릴 줄 알았다면 차라리 그곳에서 죽어 버렸겠지….” _「작은 종말」(정보라) 중에서
“저는 아직 그 사람을 떠나 보낼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아요. 그 사람이 이 세상에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아요. 그 사람을 떠나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이 소설을 썼어요. 아니, 쓰고 있어요. 그런데 도무지 이야기를 끝내고 싶은 마음이 들질 않아요. 영원히 결말을 맺지 않고 미완인 채로 남겨두고 싶어요. 이 짧은 소설이 끝나면 더는 그 사람에 대해 생각하지 않게 될 것 같거든요. 끔찍한 상상이죠.
저는 싫어요. 죽음이. 상실과 외로움이. 그토록 위대한 사람의 삶이 결국 죽음으로 파괴되어 소멸해 버린다는 사실을 절대로 인정하고 싶지 않아요. 저는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어요. 놓아줄 자신이 없어요. 사랑하는 누군가를. 내 삶을 만들어준 당신들을. 당신들의 창조자인 그 사람을.”_「아직 남은 시간이 있으니까」(이경희) 중에서
“어떻든 우리가 밑에서 올라온 게 아니라 위에서 내려왔을 가능성도 검증해 볼 가치가 있어. 정말로 저 위에 공기층이 있고 땅, 그래, 뭐 설여울의 표현대로 대륙이라는 게 있다면, 돔을 유지하고 보수하기 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면…. 상상해 봐. 어떨 것 같아?”
“어… 음…. 공기층에서는 물고기가 못 살 텐데, 식량은 어떻게 구하죠?”
“그물을 위로 올리는 게 아니라 밑으로 내리는 거야. 4000미터 위에 공기층이 있다고 생각해 봐. 그럼 그물을 3000 미터까지 올리는 게 아니라 1000미터만 내리면 되는 거야. 우린 위로 올라갈수록 생물종이 더 많으리라고 가정하고 있어. 2000미터에서 2500미터로,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는 그물을 개발할수록 어류의 포획량이 가파르게 증가했으니까. 누가 알아? 공기층에서는 100미터만 그물을 던져도 충분할지.” _「미싱 링크」(박애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