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계간지/무크
· ISBN : 9791196779023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20-02-20
책 소개
목차
열며
농업과 농촌의 상호지속은 어떻게 가능한가 | 박영선
트임 | 마을농업을 제안한다
왜 마을농업인가 | 구자인
전근대 농촌 사회의 두레 다시 보기 | 배영동
일본 집락영농의 현황과 시사점 | 유정규
농업환경 보전과 마을농업 | 김정섭
벼림 | 농업·농촌·농민 연속좌담 4
마을과 농업 | 구자인, 김정섭, 정민철
포토에세이 | 한국 근현대 마을 공간 변천기 3
불안, 불-안 | 정주하
스밈 | 농촌으로부터
귀농 20년, 기억나는 말들 | 길종각
소농의 힘은 어디서 오는가 | 금창영
「윤재영 씨」, 그 뒤 | 홍순명
협동조합젊은협업농장 실험보고서 3: 협동조합과 젊은협업농장 | 정민철
일하는 노자 5
이야기가 만드는 인간과 공동체의 가치 | 함성호
서평 | 책 너머 삶을 읽다
꿈이 부담스러운 나이 | 조대성
생태를 보호하는 법과 ‘생태적 법질서’ | 장정일
저자소개
책속에서
첫문장
농촌 마을이 어렵다는 말은 누구나 쉽게 한다. 문제가 무엇인지도 쉽게 보인다. 하지만 현장 가까이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람은 드물다.
농민이 농촌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당연히 매년 무슨 작목을 심어야 할지 정해져 있고, 판로와 연말 소득이 어느 정도 안정되어 있다면, 이보다 명확한 농촌살이 방법이 있을까?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오며, 한국의 근대화와 고도경제성장을 뒷받침해온 이들에게 이만한 보답이 있을까? 국민의 기본권이 중시되는 시대에 농민(농촌 주민)의 “농촌을 지키며 계속 살 수 있도록 해달라”는 주장은 사치일까? 국민의 일원으로서 농민의 당연한 기본권이 아닐까? 이제는 농촌 마을을 지키며 자연과 이웃과 더불어 열심히 노력하는 생활이 주민의 기본권으로서 당연히 보장되어야 한다. 어떤 방법, 어떤 경로가 가능할까? 가장 중요하면서 기본적인 경로는 마을에서 농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고, 농업으로 생계를 영위할 수 있게 하는 길이다. 이런 방향에서 마을농업을 하나의 대안으로 제안한다.
― 「왜 마을농업인가」, 구자인
한국의 두레는 마을 단위로 상당한 강제성을 가진 윤번제 농업노동을 뜻한다. 문제는 지금까지 어떤 사례를 보아도, 마을에서 윤번제로 일한다면 집집마다 경작면적이 다를 경우, 농가 간 형평성의 문제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모호하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한 의문을 풀어가려면 먼저 품앗이와 구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품앗이는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서로 약속하여 일손을 주고받는 것으로서, 1:1의 개별적 노동교환 방식이다. 이런 품앗이와 달리 두레는 자연마을 단위의 지연공동체적 강제성을 띠고 있었다. 상당한 강도의 참여의무가 있었다는 말이다. (…) 두레의 강제성은 왜 발생했는가? 어떤 마을에서도 전근대 시기까지는 법제적 의미의 신분제가 작동했고, 법제적 의미가 아니라 하더라도 마을 내에서 경제적인 상류층·중류층·하류층의 구분이 있었다. 그것은 사람들이 사회를 바라보는 기본적인 시선인지도 모른다. 말하자면, 일제강점기까지는 어떤 마을에서나 이른바 ‘마을신분’이라는 개념이 작동했다.
― 「전근대 농촌 사회의 두레 다시 보기」, 배영동
초고령화는 한국 농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모든 국가에서 농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고령자 비율이 월등히 높다. 또한 농업과 공업 간에는 생산력의 격차가 심하다. 따라서 생산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 대책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방법은 규모화이며, 한국은 지금까지 개별 경영의 규모를 확대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농업 구조 개선이라 함은 소규모 상층 농가에게 농지를 몰아주는 것을 의미했다. (…) 일본 또한 전통적으로 개별 경영을 통한 규모 확대를 진행해왔다. 1960년대에 농업기본법을 만들고 그 이후의 농정을 ‘기본법 농정’이라 불러왔다. 한국은 1990년대에 이 기본법 농정의 이념이나 방식을 그대로 가져와 농업구조개선사업을 펼쳐왔다. 하지만 이미 일본에서는 1970년대 말에 농가 규모를 확인해본 결과, 기본법 농정은 효과가 별로 없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 「일본 집락영농의 현황과 시사점」, 유정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