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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미학/예술철학
· ISBN : 9788976826305
· 쪽수 : 344쪽
책 소개
목차
서문_ 예술의 철학자, 메를로퐁티 7
1부 현대 미술사의 해시태그, 메를로퐁티
1장 제1철학으로서 예술철학, 메를로퐁티의 미학 34
2장 세잔으로서의 메를로퐁티, 메를로퐁티로서의 세잔 75
3장 모던 아트의 거장들에 대한 메를로퐁티의 해석 114
2부 20세기의 혁명적 작가들과 메를로퐁티
4장 프랜시스 베이컨의 삼면화와 메를로퐁티의 표현의 존재론 162
5장 메를로퐁티와 파울 클레: 그림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한다 192
6장 앙드레 말로의 표상적 크티시스와 메를로퐁티의 표현적 포에시스 226
3부 첨단 인터스페이스 시대의 메를로퐁티
7장 소통의 플랫폼, 디지털스킨과 감성적 ‘살’ 공동체 260
8장 건축의 살, 메를로퐁티와 팔라스마 297
참고문헌 331
저자소개
책속에서
메를로퐁티가 『눈과 정신』에서 표현했듯, 회화는 ‘말 없는 사유’이고 철학은 ‘말하는 사유’이다. 요컨대, 존재의 창조에 고심할 것인가, 존재를 사유하는 데 관심을 둘 것인가의 문제다. 침묵으로 말하는 회화는 눈과 정신에 집중하여 이를 시각 언어로 풀어낸다는 점이 특색이다. 그러나 회화와 철학 모두 존재를 탈은폐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물론 미술과 철학을 이와 같이 이해한다는 것은 존재론에 근거한 발언이다. 그래서 하이데거를 기반으로 한 메를로퐁티의 현상학을 우리는 ‘존재론적 회화론’이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절대 고독이란 가능하지 않다. 고독하다는 감정마저 타인에 대한 반응의 종류일 뿐이다. 나의 몸, 나의 표현, 나의 의도는 타인을 상정하지 않고는 존재할 수 없다. 즉 고독이란 혼자 있음을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으로부터 멀리 있으려 함, 의사소통의 부정적 표현일 뿐이다. 자기 자신을 표현한다는 것은 그래서 타인과 만나려 하는 것이며, 동시에 타인을 표현한다는 것은 그 안에서 나를 표현하려는 것이다. 메를로퐁티의 표현대로, “존재한다는 것은 세계에 속하면서 세계를 향한다는 것”이다.
눈은 영혼에게 영혼이 아닌 것을 열어 보여 주는 놀라운 일을 수행한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가? 그 까닭은 보는 자와 사물이 동일한 세계의 살로 이루어졌고, 이것에 공속되어 있기 때문이며, 우리 살이 사물의 살과 교차적으로 얽힐 수 있기 때문이다. ‘본다’는 것은 오직 보는 자의 사건만도 아니고, 보이는 사물의 사건만도 아니고, 이 둘이 애매하게 융합되는 살의 사건에 속하는 것이다. 보는 자는 사물을 보고 있다. 그런데 사물도 보는 자를 보고 있다. 보는 자는 보는 자를 보고 있는 사물을 본다. 보는 자는 그런 봄의 봄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