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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88984986770
· 쪽수 : 394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공선옥 - 홀로 어멈
김소진 - 쥐잡기
전경린 - 바닷가 마지막 집
신경숙 - 배드민턴 치는 女子
최인석 - 노래에 관하여
공지영 - 무엇을 할 것인가
은희경 - 그녀의 세번째 남자
김종광 - 전당포를 찾아서
김영하 - 전태일과 쇼걸
해설
역사와 일상의 내통 / 고명철
톱밥처럼 쓸쓸하고 바이올렛처럼 아픈 그, 그녀 / 홍기돈
제도에 대항하는 예민한 감각들-90년대 여성서사 / 서영인
저자소개
책속에서
차츰 그들은 순식의 노래에 취해갔다. 음정도 박자도 더이상 필요치 않았다. 한 사람의 혼이 담긴 노래에 음정과 박자가 무엇이 그리도 중요한 것인가. 아니,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이미 음정이나 박자 따위에 제한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그들의 노래는 이미 그들 자신이었다. 음정도 박자도 그들의 것이었다. 그들이 지금 눈으로 뒤덮인 산 속에서, 김 중사의 폭행의 위협 아래 부르는 노래에는 그들 자신의 삶과 소망과 꿈이, 그들 자신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아무리 서투른 노래일지언정 순식의 노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그 노래에 담아 그들에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서투르다, 서투르지 않다, 못 부른다, 잘 부른다 따위는 더이상 아무런 문제도 될 수 없었다. - 최인석, '노래에 관하여' 중에서
엄마, 빨리 돌아오세요, 며늘아, 새끼들이 너무 불쌍타, 이 프로를 보는 즉시 연락이라도 좀 주려무나. 새끼들 떼어두고 집나간 며느리를 애타게 부르는 노인의 눈에 달라붙은 꾸적꾸적한 눈물. 정옥은 그 장면만 나오면 왠지 짜증이 난다. 그 프로를 보고 있으면, 하여간 집나간 년들은 무조건 나쁜년들이다,란 생각이 절로 들기 때문이다. 새끼 떼어두고 집나간 여자 심정 헤아려줄 생각 같은 건 아예 없다. 무조건 돌아오는 것이 최선이다. 돌아오면, 무엇이 달라지나. 새끼들 데리고 노인들 데리고 여자 혼자 이 시골바닥에서 뭘 해 먹고살아가나. 뭘 해 먹고살든 일단 늙은 시부모와 아이들 있는 시골로 돌아온다면, 그 여자는 또 시골사람들 매서운 눈초리를 어떻게 견디나. - 공선옥, '홀로 어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