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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89608066
· 쪽수 : 234쪽
· 출판일 : 2005-05-02
책 소개
목차
서문 : 나는 당신에게 속해있습니다
정채봉 - 눈물 젖은 현해탄
원병오 - 북방쇠찌르레기가 전한 소식
도종환 - "이 손으로 제가 키웠습니다"
서세원 - "사내는 하고 싶은 대로 하는겨"
오성찬 - 고집 센 보재기
한완상 - 나를 울린 흙 한 봉지
송 영 - 술과 십일 남매
이장호 - "꼴등 기념" 시계
문병란 - 그 바위 곁의 난초
황병기 - "하품" 없는 한평생
이해찬 - "청양 이 면장"의 부탁
최래옥 - 두 경오년 사이의 금슬
이 책에 쓰인 글이 쓰인 시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 아버지가 자신 있게 주장하는 것이 있다. 이장호는 쓸모없는 폐인이었는데 당신께서 훌륭하게 폐품을 재활용해서 괜찮은 영화감독으로 출세시켰다고 한다. 사실 그 점에 대해선 나도 할말이 없다. 워낙 구제 불능이란 소리에 찌들었던 청소년시절을 보냈으니까. ... 그 이전 초등학교 시절은 행복한 편이었다. 우등상장을 아버지의 손에 전달한 기억도 있었으니까. 그러면 우등상장은 아버지의 품으로 들어가고 아버지는 그것으로 기꺼이 팔불출이 되었다. 사람들에게 기회 있을 때마다 당신의 둘째 아들은 천재라고 자랑했으니까. 물론 그걸 귀담아들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겠지만.
- 본문 149~150쪽, 이장호 '꼴등 기념 시계' 중에서
친척들은 집안의 어려운 문제들을 아버지에게로 가지고 왔었다. 아버지 방 '큰구들'에서 오래도록 머리 맞대고 이야기하던 어른들을 나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 형제들은 움죽 못하고 우리들 방에 눌러 있거나 밖으로 나가 놀아야 했다. 어떤 때는 단 쇠를 때리는 것 같은 깐깐한 아버지의 목청이 높아질 때가 있었다. 그런 때에 우리는 몹시 가슴을 조이며 어린 소견에도 아버지가 조금만 뒤물러서 줬으면 하고 조바심을 쳤다. 그러나 아버지는 끝내 굽히지 않았고, 어떤 때 성이 나서 뛰쳐나갔던 사람들은 또 얼마 안 있어 그 문제를 도로 아버지에게로 가지고 오곤 했다.
- 본문 87쪽, 오성찬 '고집 센 보재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