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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68261617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25-05-15
책 소개
수많은 이름을 지닌 단 하나의 진심
‘사람’ 이태석을 새롭게 조명하다!
세상에 희망을 전하고자 몸과 마음을 바친 의인 이태석.
그는 전쟁으로 피폐해진 아프리카 수단의 아픔을 치유하려 하나의 몸으로 수많은 역할을 자처했다. 환자를 치료하고 학교를 지어 아이들을 가르쳤으며 브라스밴드를 결성해 희망을 노래했다. 이 아름다운 삶이 오늘날까지 향취를 남기는 건 그가 사랑을 실천하는 데 자신을 한없이 내어놓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태석은 신부뿐 아니라 의사, 교육자, 음악가, 건축가 등 다양한 얼굴을 지닌 참된 영혼이다.
삶의 끝자락에서 이태석이 뱉은 마지막 숨결은 “Everything is Good”이었다. 짧지만 단단한 저 확신은 가난하고 아픈 이를 구원하고자 여러 정체성의 옷을 돌려 입어야 했던 모든 선택을 끌어안는 긍정이며 고백이다. 고단한 삶의 회환이 아닌, 끝까지 사랑을 껴안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작별 인사다. 바로 이 한 마디에서 책은 출발한다. 『모든 날이 좋았습니다』는 한 사람이 감당해야 했던 숱한 결단을 마주하고 함께 따라가는 조용한 동행이다.
열 가지 인문학이 부르는 ‘사람 이태석’
전기가 아닌 성찰로, 추모가 아닌 질문으로
이태석의 소명을 다시 읽다
『모든 날이 좋았습니다』는 이태석의 총체적인 면모를 고루 담아내고자 10명의 학자가 모인 ‘인제의대 이태석연구회’의 기획 프로젝트 단행본이다. 저자들은 각자 분야의 언어로 이태석을 호명함으로써 하나의 발자국을 열 개의 시선으로 그려냈다. 서로 다른 시점에서 출발한 글이 결국 ‘사람 이태석’이라는 한 점으로 다시 모이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일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전기가 아니다. 그간 다소 좁게 조명된 한 사람의 삶을 여러 갈래의 관점으로 분석하는 인문 연구의 결과물이다. 그렇기에 단순히 한 사람을 기리는 데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 책은 그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어떤 방식으로 다시 호명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서적의 방향성이 기존의 전기나 추모적 글쓰기에서 벗어나 연구자적 시선과 문학적 성찰을 동시에 품은 교양서로 설정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의사이자 교육자, 예술가였던 이태석의 발자취
세 갈래 시선과 두 제자의 증언으로 되살아난 삶
‘이태석’이라는 이름에 담긴 사랑을 논하다
이 책은 3부로 나누어 이태석의 삶을 조명한다.
1부 <의사의 길>에서는 이태석의 모교인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3인이 의사 이태석이 걸었던 길을 따라 걷는다. 김성리는 이태석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톤즈 사람들의 삶을 치유했는지를 살핀다. 박지영은 감염병과 맞서는 이태석의 실천이 얼마나 환자 중심적인 태도였는지를 들여다본다. 마지막으로 김택중은 슈바이처와 이태석의 삶을 직접 비교하며 이태석에게 어떤 수식어도 달리 필요하지 않음을 역설한다.
2부 <함께 걷는 길>에서는 이태석 고향인 부산의 교육자 3인이 친구이자 교육자로서 타인과 함께하는 그의 행적을 재조명한다. 김태만은 묵자 사상의 핵심 ‘겸애’를 바탕으로 하늘의 뜻을 따른다는 것이 차별이 아니라 함께함임을 강조한다. 임기대는 아프리카의 성자인 샤를르 드 푸코와 이태석이 어떻게 공통적으로 선구자적인 혜안을 남겼는지를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오현석은 척박한 톤즈에 학교를 세워 아이들을 가르친 이태석의 교육실천가적인 면모를 호출한다.
3부 <감사의 길>에서는 문화와 예술을 탐구하는 학자 4인이 이태석의 문화적‧예술적 재능이 어떻게 타인과 세상의 삶을 변화시켰는지를 들여다본다. 이성철은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의 사랑을 실천하고자 이태석이 발휘한 음악과 그림의 재능을 재조명한다. 백태현은 이태석의 감동을 세상에 전파한 다양한 영상 매체를 비교 분석하여 사랑과 나눔의 상생 패러다임을 고찰한다. 송교성은 선종 이후 이태석의 정신이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살핀 다음 부산의 정신과 연결한다. 마지막으로 박형준은 이태석이라는 이름이 학술 연구에서 어떤 형태로 호출되고 있는지를 데이터로 분석하여 그의 핵심 사상을 되짚는다.
에필로그 <이태석 신부님을 기억하며>에는 이태석의 발자국을 따르기로 결심한 두 제자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존 마옌 루벤과 토마스 타반 아콧은 이태석 신부의 곁에서 아픔 앞에 무심하지 않았던 한 사람을 보았고, 그의 진심 어린 손길에 감동하여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다. 이후 유학길에 올라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의술을 배우며 이들이 견뎌낸 시간은 단순한 배움이 아니라 스승의 정신을 자신의 삶으로 옮기는 과정이었다. 이제는 전임의가 된 두 제자는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가 이태석처럼 몸과 마음이 아픈 이들을 치유하는 길 위에 서려 한다. 그 길의 시작에는 한 사람의 진심이 있었다.
목차
사진으로 보는 이태석
연보로 보는 이태석
출간을 기념하며
향기로 남은 이태석의 길
배움으로 이어가는 이태석 정신
1부 의사의 길
이태석, 양생과 치유의 삶
환자를 넘어 사회로: 의사 이태석의 시선
식민주의 관점에서 본 이태석
2부 함께 걷는 길
친구합시다, 이태석 신부님!
내가 아는 아프리카의 두 신부, 샤를르 드 푸코와 이태석
가르침을 아는 사람, 교육실천가 이태석
3부 감사의 길
평지고화(平地高話): 낮은 땅 높은 이야기
‘이태석 영화’에 재현된 사랑과 나눔의 상생 패러다임
이태석 신부의 친구가 되는 길, 그리고 부산
텍스트, 키워드 데이터로 본 이태석
에필로그 이태석 신부님을 기억하며
존 마옌 루벤
토마스 타반 아콧
참고자료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태석 신부의 삶이 고귀하다고 해서 그와 우리를 너무 구분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태석 신부가 처음부터 거룩한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그가 행 한 일들을 보통 사람은 이룰 수 없다고 여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태석 신부가 전해주는 감동은 그를 우러러보는 것으로 그쳐선 안 됩니다. 우리가 그를 닮으려 노력할 때 감동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입니다.
이태석의 유언인 “Everything is good”에서 차용한 책의 제목 “모든 날이 좋았습니다”는 이태석이 지닌 여러 정체성을 바탕으로 그가 남긴 족적을 따라가며 그의 삶을 망라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제의대와 집필진은 이태석의 삶을 연구하되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여 이태석을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최대한 풀어쓰고자 노력했다. 이태석의 삶은 위대했으나 그가 남긴 자료는 연구하기에 너무나 부족했다. 이태석은 온몸과 마음으로 타인을 위해 살았을 뿐 자신을 위해 살지 않았음을 우리 집필진은 새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