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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현대철학 > 현대철학 일반
· ISBN : 9788997186136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5-02-25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저자들은 단지 이상적 규범과 불의한 현실 사이의 불일치를 넘어서 이상적 규범의 실현과정 자체에서 발생하는 역설적 효과들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이는 정의와 부정의 사이의 단순 대립에 의거한 사회비판이 아니라, 자유와 정의라는 규범적 목표의 실현과정에서 역설적으로 발생하는 불의한 결과들에 대해 보다 민감한 감수성을 가진 사회비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원식, 「한국판 서문」, 8쪽)
오늘날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운 것은 지난 수십 년간 유지되었던 규범적 이념들이 여전히 수행적 현실성을 갖고 있지만, 그 근저에서는 해방적 의미를 상실하거나 그 의미가 변질된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이념들은 많은 곳에서 새로운 단계의 자본주의 확장을 단순히 정당화하는 개념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렇게 변질된, 그리고 파악해내기 어려운 규범적 발전 형태를 이번 호의 주제로 설정했으며, 이를 파라독스(Paradox)라는 틀을 통해 살펴볼 것이다. 여기서 파라독스란 지난 수십 년간 성공적으로 제도화된 원칙들이 사회적 상황 때문에 탈연대적이고 무기력한 통합의 규범적 수단이 됨으로써 오늘날 거의 정반대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는 독특한 사실을 말한다. (악셀 호네트, 「현대의 규범적 역설」, 16쪽)
인사권자들은 고유성을 가진 구직자를 그저 채용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자리에 적합한 정도만큼의 고유성을 가진 구직자를 원한다. 여기서 구직자에게 하나의 역설적 상황, 딜레마적 행위 상황이 발생한다.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기대하는 만큼의 고유성을 가져라.’ 여기서 우리는 시장지향과 고유성이 어떻게 서로 합치하는지를 볼 수 있다. 즉 개인들은 시장의 수요에 맞게 스스로 그렇게 되고자 열망한다. 구직상황에서 요구되는 것은 “기능적 고유성”이다. (슈테판 포스빙켈, 「탈경계화된 노동의 역설들」, 68쪽)
다음과 같은 역설이 존재한다. 즉 평등 원리의 실현이 그 혜택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평가절하와 배제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역설은 이미 다음과 같은 클라우스 오페의 질문에도 담겨 있다. 과연 원거주민들은 다른 종족 집단들이 법적이고 정치적인 평등을 누리는 것을 인정하기 위해 요구되는 추상능력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 바로 그것이다. 그의 회의적 견해는 현대화 과정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하게 되고 신분 하락의 위협을 받는 사람들의 경우 이러한 평등은 특별히 “과도한”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는 관찰에 기초한 것이다. 때문에 이들은 자연주의적인 “차이의 확보”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연구 결과는 이러한 기제가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주자들이 경제생활에 참여하고 정치적 권리를 가지게 되고 나아가 그것을 행사하게 되면 새로운 배제의 시도가 나타나게 되며, 이는 종족 간의 평등한 교류를 위협하게 된다는 것이다. (페르디난트 주터뤼티, 「종족 평등의 역설적 결과」, 87쪽)
무의식의 정치학은 단순히 어떻게 한 인간의 무의식이 정치적인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문제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보다 근본적으로, 집단형성이나 문명과 죄의식의 내밀한 관계를 탐구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에서부터 시작해, 심리내적인 관계뿐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관계들까지 포괄해서 주체와 타자의 관계를 “네 가지 담화”라는 관점에서 이론화한 라캉주의로 완성되는 “집단심리학”으로서의 정신분석, 다시 말해 “정치적인 것의 무의식”에 대한 탐구로서의 정신분석의 역사가 있다. 요컨대 무의식의 정치학은 무의식이 정치적인 것이라는 테제를 넘어, 근본적으로 모든 정치적인 것은 또한 무의식적이라는 것을 함축한다. 가족, 사회, 국가를 관통하는 모든 관계들의 근원에는 무의식이 자리 잡고 있으며 그런 점에서 또한 모든 정치적인 관계의 핵심은 무의식적이라고 공식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맹정현, 「무의식의 정치학」, 18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