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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

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

(7인 7색 연작 에세이 <책장 위 고양이> 1집)

김민섭, 김혼비, 남궁인, 문보영, 오은, 이은정, 정지우 (지은이), 북크루 (기획)
웅진지식하우스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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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 (7인 7색 연작 에세이 <책장 위 고양이> 1집)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01243283
· 쪽수 : 364쪽
· 출판일 : 2020-07-01

책 소개

믿고 읽는 작가 김민섭, 김혼비, 남궁인, 문보영, 오은, 이은정, 정지우가 2020년 여름 <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로 독자를 찾아 왔다. 계절처럼 이따금씩 돌아오는 기억 속 '언젠가'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목차

프롤로그
계속 다정하게, 첫문장의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_김민섭 · 4

언젠가, 고양이
그때 그 고양이를 구했더라면_김민섭 · 14
잠자는 동안 고양이는_김혼비 · 18
기승 고양이 전결_남궁인 · 23
노력성 호흡_문보영 · 28
그 고양이는 괜찮을 거야_오은 · 32
고양이 상(相)_이은정 · 36
한 시절 나의 돌다리였던_정지우 · 40

언젠가, 작가
831019 여비_김민섭 · 46
마트에서 비로소_김혼비 · 52
‘남궁 작가’가 사인하러 갔다_남궁인 · 57
네가 한 뭉치의 두툼한 원고 뭉치로 보일 때_문보영 · 63
작가의 말_오은 · 68
다만, 꿈을 꾸었다_이은정 · 73
작가가 되는 일에 관하여_정지우 · 78

언젠가, 친구
나를 읽어 주세요_김민섭 · 84
문 앞에서 이제는_김혼비 · 90
시인 K와 시인 A와 뮤지션 P의 출연 _남궁인 · 97
슬픈 사기꾼_문보영 · 103
벗이라고 부르자. _오은 · 110
한때 나의 친구였던 소녀들아_이은정 · 114
친구란_정지우 · 118

언젠가, 방
하루를 사는 연어처럼_김민섭 · 124
안방극장_김혼비 · 129
그냥 오달지게 추웠다_남궁인 · 135
담 잘 넘으세요?_문보영 · 141
정리와 정돈과 정렬과 고립과 고독과 고통과_오은 · 145
최고의 풍수_이은정 · 150
방에 있는_정지우 · 155

언젠가, 나의 진정한 친구 뿌팟퐁커리
못난 남친 대회 1등_김민섭 · 160
뿌팟퐁커리의 기쁨과 슬픔_김혼비 · 165
나의 진정한 친구 뿌팟퐁 그는 누구인가_남궁인 · 174
ㅃ_문보영 · 180
푸와 팟과 퐁과 커리, 커리, 커리…_오은 · 185
혹시, 뿌팟퐁커리를 아세요?_이은정 · 190
현실을 잊게 하는_정지우 · 194

언젠가, 비
너와 같이 우산이 쓰고 싶었어_김민섭 · 200
그런 우리들이 있었다고_김혼비 · 206
그해 오달지게 비가 많이 왔다_남궁인 · 212
비가 오면 의자에 앉을 수 없으니 걸어야 해요_문보영 · 220
언젠가 비, 언제나 비_오은 · 226
비 오는 날의 루틴_이은정 · 231
비가 불러오는 날들_정지우 · 236

언젠가, 결혼
보고 계신가요, 타로 아버님_김민섭 · 242
합쳐서 뭐가 될래?_김혼비 · 250
시인 A와 뮤지션 P와 작가 K와 뮤지션 L과 고양이 S가 나오는 결혼 이야기_남궁인 · 257
고래 알아보기_문보영 · 262
곁에 두고 싶어서_오은 · 269
결혼도 독신도 미친 짓_이은정 · 273
결혼이 취향_정지우 · 278

언젠가, 커피
저는 커피를 싫… 아닙니다_김민섭 · 284
커피와 술, 코로나 시대의 운동_김혼비 · 291
커피를 사용하는 방법_남궁인 · 296
그녀가 살면서 만난 커피 중 가장 빠르게 사라진 커피로 기억된다_문보영 · 301
나는 늘 한발 늦는다_오은 · 308
마실 수 없는 커피_이은정 · 312
미신에 기대어_정지우 · 316

언젠가, 그 쓸데없는
모두의 쓸데없음을 존중하며_김민섭 · 322
캐리어만큼의 세계_김혼비 · 330
내 쓸모없었음에 바쳐_남궁인 · 338
비변화_문보영 · 345
난데없이 쓸데없이_오은 · 352
내 인생은 점심시간_이은정 · 356
그 쓸 데 있는 시간들 속으로_정지우 · 360

저자소개

오은 (지은이)    정보 더보기
어릴 적에는 회색을 가장 좋아했다. 그래서인지 갈피를 못 잡고 언제나 오락가락 정신없었다. 변덕이 죽 끓듯 했고, 머릿속으로 그 죽을 끊이다가 새까맣게 태워먹기 일쑤였다. 빨간색이라는 이유로 피와 고깃덩어리를 무서워했고, 같은 이유로 사과와 우체통을 마음에 두었다. 같은 빨간색이라도 채도와 명도에 따라 다채로운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알았다. 부잣집 아이들처럼 은색과 에메랄드색이 포함된 64색 크레파스를 갖고 싶었다.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원색은 좋아했지만 원색적인 말은 싫어했다. 한마디로 평범했단 소리다. 특히 푸른색에 열광했는데, 등굣길에 하늘을 올려다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시간 날 때마다 휘파람을 불었지만 쇳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새어나오지 않았다.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것들을 묵묵히 인정하게 되었다. 키는 쑥쑥 자랐지만, 노래방에서는 외려 키를 낮춰야만 했다. 시험을 망친 날에는 하늘이 노래지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청포도 맛이 나는 연두색 사탕을 아작아작 깨물어 먹는 일이 잦았다. 이십대에는 하늘과 바다를 보는 일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대신, 빨간색이 식욕을 돋우는 색이라는 사실을 몸소 깨달았다. 선홍색 꽃등심이 회색으로 변할 때는 왠지 모르게 서글퍼졌다. 더이상 나는 회색을 동경하는 어린아이가 아니었던 것이다.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20년 넘게 쓰고 있던 색안경들을 손수 하나씩 벗었다. 하얀 종이에 까만 글자들을 채워넣는 일은 어느새 인생의 커다란 부분이 되어 있었다.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개중 빨간 펜이 가장 무시무시하다는 사실을 새삼 절감했다. 서른이 된 지금은 연두색을 가장 좋아한다. 먼셀 표색계에서 5GY 7/10에 해당하는 바로 그 색 말이다. 연두라는 말에는 모종의 가능성이 담겨 있다. 앞으로 더 짙어질 거라는 희망도 있고 무럭무럭 자라나 누군가에게 그늘을 선사해주겠다는 당찬 의지도 있다. 무엇보다 연두는 철들지 않아서 좋다. 철이 들면 색은 짙어지고 무거워지고 참을 수 없이 끈적끈적해진다. 나는 아마 평생 철들지 못할 것 같다. 그리고 지금, 레드와 옐로의 계절을 지나 화이트와 블랙의 계절을 거쳐 그린과 블루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고유의 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색다르게 사는 법이 필요한 때가, 또다시 찾아든 것이다. 2002년 『현대시』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호텔 타셀의 돼지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유에서 유』 『왼손은 마음이 아파』 『나는 이름이 있었다』 『없음의 대명사』, 청소년 시집 『마음의 일』, 산문집 『너는 시방 위험한 로봇이다』 『다독임』 『초록을 입고』 『뭐 어때』 『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 등이 있다. 박인환문학상, 구상시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대산문학상, 시인수첩작품상을 수상했다. 작란作亂 동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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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여 년간 매일 쓰는 작가이자 변호사. 고려대학교 및 동대학원에서 국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한국 사회의 집단주의와 분노를 파헤친 《분노사회》, SNS 문화를 토대로 시대의 욕망을 분석한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외에도 《불행에 몰두하지 않는다》 《돈 말고 무엇을 갖고 있는가》 《그럼에도 육아》 《AI, 글쓰기, 저작권》 등 날카로운 인문하적 시선과 섬세한 감성을 바탕으로 글을 쓰고 있다. 현재는 청년 문제를 문화예술적 차원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사단법인 오늘은의 이사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jungjiwoowriter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writerji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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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섭 (지은이)    정보 더보기
책을 쓰며(작가로), 책을 만들며(출판사 ‘정미소’의 대표로), 책을 팔며(서점 ‘당신의 강릉’의 운영자로), 강의하며(말하는 사람으로), 그리고 육체노동을 하며(대리운전을 하는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이러한 삶의 이야기가 모이고 환원되는, 당신의 다정함을 연결하는 비영리 사단법인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의 이사장으로도 일합니다. 쓴 책으로 《대리사회》(2016),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2021) 등이 있고, 기획한 책으로 김동식 작가의 《회색 인간》(2017)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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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인 (지은이)    정보 더보기
대학 시절 배낭여행을 하다가 여행자가 되기를 꿈꿨다. 인천항에서 중국 톈진행 배를 타고 인도 자이살메르까지 육로로 간 것이 시작이었다. 이듬해에는 속초항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행 배를 타고 이집트의 아부심벨까지 육로로 가기도 했다. 그 외에 유럽, 티베트, 시리아, 호주, 일본 등을 여행했고, EBS 〈세계테마기행〉 촬영차 중국 신장웨이우얼과 파키스탄 힌두쿠시산맥, 인도네시아 자바섬을 다녀오기도 했다. 촬영지에서 현지어로 대화하면서 펼쳐지는 예기치 못한 경험이 즐거웠다. 그럼에도 여행을 직업으로 삼지는 못했다. 매년 휴가를 간절히 기다리는 직장인이 되었을 뿐이다. 막상 여행지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은 조용히 커피나 맥주를 마시는 것과, 혼자 방에서 그날의 하루를 기록하는 것이다. 지은 책으로는 『만약은 없다』 『지독한 하루』 『제법 안온한 날들』 『몸, 내 안의 우주』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공저) 등이 있다. 『시부야의 초급반』은 첫 여행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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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영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16년 중앙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책기둥』, 『배틀그라운드』,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 소설집 『하품의 언덕』, 단편소설 『어떤 새의 이름을 아는 슬픈 너』, 에세이집 『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 『준최선의 롱런』, 『오늘도 불안해서 버렸습니다』, 『일기시대』, 『삶의 반대편에 들판이 있다면』, 『아무튼, 전화영어』등이 있다. 제36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시집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잭 정, 최혜지 번역)의 영문판 『Sand Bookshop Raining Sand』로 Wisconsin Prize for Poetry in Translation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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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18년 단편소설 「개들이 짖는 동안」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예비, 현역 작가들의 습작 피드백을 제공하는 모임 <글연>을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현재 12부작 오리지널 드라마를 집필 중이며 본 소설 『착한 남자의 죽음』은 차기 드라마로 각색할 원작이다. 장편소설 『기억을 새겨 드립니다』 『지니, 너 없는 동안』과 소설집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 『비대칭 인간』을 썼고 여러 권의 산문집과 엔솔러지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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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때 내가 비상등을 켜고,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세우고, 뒤차에 손을 흔들어 양해를 구하고, 고양이를 안고, 다시 차에 타서, 식당이 아닌 병원으로 갔다면, 나의 인생은 지금과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아마도 10초면 충분했을 일이다. 그 고양이를 구하는 일이 20대 후반 끝자락의 나를 구하는 일이 되었을 것임을 그때는 몰랐다. 그 이후로 나에 대한 혐오감이 커져 갔다. 그 대상이 고양이라서가 아니라, 한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감보다도,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는 자괴감이 찾아왔다. 한동안 내 인생은 회전교차로의 출구를 찾지 못하고 계속 맴돌기만 했다. 그 친구에게도 나의 민낯을 보인 것 같아서 민망했고 그만큼 못난 이유로 멀어지고 말았다.
- 김민섭, <그때 그 고양이를 구했더라면>


뇌이쉬르마른은 카펫이 많은 곳이나 먼지가 있는 곳을 몹시 두려워한다. 털이 천식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털이 많은 인형도 무서워한다. 좌우간, 뇌이쉬르마른은 무게감과 놀고 돌아온 날에는 천식이 심해진다. ‘얘를 사랑해서 내가 아프다. 얘가 내 호흡기와 기관지에 염증을 일으킨다. 얘를 향한 사랑이 나의 기관지에 근육 수축, 점액 분비, 발적 부종, 쌕쌕거림, 기침, 가슴 답답함을 일으킨다. 사랑 때문에 나는 노력성 호흡을 한다.’ 뇌이쉬르마른은 중얼거린다.
- 문보영, <노력성 호흡>


“김솔통 같은 글을 쓰고 싶다.”
그래, 이거였다. 나는 갑자기 김솔통 같은 글을 쓰고 싶어졌다. 지구상의 중요도에 있어서 김도 못 되고, 김 위에 바르는 기름도 못 되고, 그 기름을 바르는 솔도 못 되는 4차적인(4차 산업혁명적 인 것도 아니고 그냥 4차적인) 존재이지만, 그래서 범국민적 도구적 유용성 따위는 획득하지 못할 테지만 누군가에게는 분명 그 잉여로우면서도 깔끔한 효용이 무척 반가울 존재. 보는 순간, ‘세상에 이런 물건이?’라는 새로운 인식과 (김솔처럼) 잊고 있던 다른 무언가에 대한 재인식을 동시에 하게 만드는 존재. 그리고 그 인식이라는 것들이 딱 김에 기름 바르는 것만큼의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 김솔통. 드디어 찾았다. 내가 쓰고 싶은 글. 두괄식을 만들어 줄 첫 문장.
- 김혼비, <마트에서 비로소>


도서 정보 제공 : Yes24(www.yes24.com), 알라딘(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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