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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소설론
· ISBN : 9788946057401
· 쪽수 : 312쪽
책 소개
목차
01 ‘레미제라블’과 프랑스혁명_ 최갑수
1. 머리말 2. 시대적 배경: 역사와 허구의 교착 3. 이중적 혁명관 4. 19세기 프랑스와 혁명적 전통 5. 민주공화국의 이념 6. 맺음말
02 프랑스혁명과 한국 사회, 두 현실의 맥락에서 <레미제라블>의 화쟁기호학적 읽기_ 이도흠
1. 머리말 2. 연구방법: 화쟁기호학 3. 프랑스혁명기의 현실에서 영화 <레미제라블>의 읽기 4. 21세기 한국 현실의 맥락에서 영화 <레미제라블> 읽기 5. 맺음말
03 사랑과 혁명의 전사들에게 바쳐진 진혼미사: 톰 후퍼 감독의 영화 <레미제라블>을 생각하다_ 김규종
1. 머리말 2. 제1부: 1815년 3. 제2부: 1823년 4. 제3부: 1832년 5. 영화가 포착하지 못한, 하지만 치명적으로 중요한! 6. 맺음말
04 숭고의 데자뷰, 레미제라블_ 김응교
1. 데자뷰와 숭고미 2. 숭고라는 판타지 3. 숭고한 인물들: 초자아의 대결 4. 숭고의 데자뷰
05 숭고와 그로테스크를 통해 ‘무한’을 사유하기: 무한의 드라마, <레미제라블>_ 이충훈
1. 들어가면서 2. <크롬웰> 서문에 나타난 숭고와 그로테스크의 이념 3. <레미제라블>에서 그로테스크와 숭고가 결합된 한 예: 캉브론과 가브로슈 4. 장 발장의 숭고와 <레미제라블>의 변신론 5. <레미제라블>: 무한의 드라마
06 연민을 이끌어내는 문학과 도덕적 상상력: 영화 <레미제라블>과 소설 <레미제라블>의 비교를 중심으로_ 고정희
1. 머리말 2. 타인의 고통에 대한 시각적 재현의 한계 3.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문학의 특징 4. 문학과 도덕적 상상력의 관계 5. 맺음말
07 <레미제라블>, 뮤지컬 영화로 다시 태어나다_ 이상민
1. 2012년 한국을 달군 <레미제라블> 2. 영화 <레미제라블>이 담아낸 두 개의 서로 다른 이야기 3. 노래로 풀어내는 욕망의 삼각 구도 4. 오늘날 우리 자화상, <레미제라블>
08 연극, 뮤지컬 그리고 레미제라블_ 강익모
1. 콘텐츠로서의 <레미제라블> 2. 문학으로부터 공연예술과 영화의 감성에 편승하기 3. <레미제라블>영화가 다른 공연예술에 끼친 영향 4. 문학 작품에 상상력 강화와 변형을 가하는 궁극점: 인문학적 상상력 24601의 계시 5. 문학의 매체변형론은 중단 없이 흐르는 영원성이 결론
09 레미제라블과 그 불만: 노트르담의 꼽추 기억하기_ 김상률
1. 왜 빅토르 위고인가? 2. “레미제라블”과 그 불만 3. 노트르담의 꼽추, 더 레알 레미제라블 4. 정상의 폭력을 넘어서 5. 대안을 찾아서
10 엘리트에게 빼앗긴 민중의 에너지에 관한 단상_ 신항식
1. 들어가며 2. 공화국의 장면들 3. 왕정복고의 프랑스 4. 루이 필리프, 프랑스 민중의 아이콘 5. 엘리트: 민중을 이용했던 자들 6. 결론을 대신하여
저자소개
책속에서
위고가 볼 때, 인간은 사실과 사상의 두 초점을 중심으로 타원이라는 역사를 구성하는 존재다. 그러기에 그 역사는 인간의 내면적 사상이 심층을 형성하고 이것이 표면적인 사건으로 드러난 것이다. 왕위 싸움, 군주의 출생, 제왕의 결혼, 전쟁, 집회 등 표면적 사건을 다루는 역사가들이 사건들의 역사가라면, 인간의 내면, 밑바닥, 일하고 고생하고 기다리는 민중, 짓눌린 여성, 암흑 속의 생령 등 심층의 사상을 다루는 이들이 풍습과 사상들의 역사가이다. 이처럼 위고는 양자를 대비하면서 후자의 주창자로 자처한다. 이는 혁명적 사건들의 폭력성과 비참함 속에서 진보의 필연성을 읽어내는 그의 비관적 낙관주의의 역사적 문법이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혁명적 전통’이 야기한 공포정치(1993년), 1848년 6월봉기, ‘파리코뮌’ 등의 ‘진창’을 ‘영혼’으로 승화시켰다. 참으로 <레미제라블>은 19세기 프랑스 역사의 진혼곡이자 진보의 서사시였다. (1장/ 26쪽)
혁명에 참여한 이들은 물론 미제라블들, 가브로슈, 팡틴 등 죽은 자까지 모두 바리케이드에 몰려들어 삼색기를 높이 흔들며 '인민의 노랫소리가 들리는가'를 합창하는 것으로 대단원을 구성한다. 이 순간, 비천함이 거룩함으로 변증법적인 종합을 하고, 인물의 형상이든 행동이든, 영화에 산견되었던 모든 거룩한 퍼즐들이 모여 숭고함의 절정을 이루며, 미제라블들이 더는 착취당하고 억압당하지 않는 내일에 대한 웅대한 비전을 품게 만든다. 이 장면에서 한국의 많은 관객, 특히 40대 후반 이상의 남성들은 자신들이 역사 수업, 미술 수업, 독서,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읽고 기억하고 있던 프랑스대혁명의 장면들만이 아니라 자신이 체험한 광주민중항쟁과 6월 항쟁을 부재텍스트로 떠올리고, ABC의 벗들에 윤상현을, 바리케이드에 1980년 5월 빛고을의 ‘절대 공동체’를, 가브로슈에 아낌없이 목숨을 던진 광주의 기층민들을, 바리케이드 너머에 신자유주의 체제를 극복한 새로운 세계를 겹쳐서 읽었을 것이다. (2장/ 82~83쪽)
그래서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은 ‘한국 현대사의 데자뷰’라는 말이 많이 쓰였다. 그것은 한국 대통령선거의 힐링용으로 쓰였을 가망성도 있다. 그렇지만 필자는 이 글에서 영화 <레미제라블>의 흥행은 그보다 더 근원적으로 숭고미의 반복으로 보았다. (중략) ‘레미제라블’이라는 스토리에는 고통스런 삶의 역정과 장엄한 역사의 흐름이 동시에 융기하는 숭고/숭고미가 발현되고 있다. 장 발장을 선과 구원으로 이끌어가는 ‘숭고’의 길은 그를 더 깊은 심연으로 떨어뜨리는 끊임없는 전락轉落의 길과 이어져 있다. 장 발장은 숭고냐 전락이냐의 갈림길에서 번민하고 주저하고 회의하지만, 결국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놀라운 힘을 발휘해 이를 극복해낸다. (4장/ 138~13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