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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사에세이 > 문인에세이
· ISBN : 9788994054155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11-05-30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한말숙
아버지의 기도
사자死者의 편지
김양식
연꽃 만나러 가는 길에
시詩는 내 숨결의 직조물織造物
박완서
행복하게 사는 법
님은 가시고
보석처럼 빛나던 나무와 여인
박명성
모국어
흙의 말씀
내 몸은 이미 그 땅에 묻혀 있고
이경희
현이의 연극
강물에 띄워 보낼 편지
정연희
새와 꽃의 살림살이
언니의 방
최문희
틈새 바람
돌담길, 그리고 담쟁이 넝쿨
안명희
슬픈 밤섬
삶의 역주행
권은정
흐르는 바퀴
감나무가 있는 집
강순경
의식 흐름을 찾아서
서재로 출근
홍혜랑
문명인의 부적符籍
주황색 신호등
맹난자
탱고, 그 관능의 쓸쓸함에 대하여
봉선화
강추자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우리는 무엇이며,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어둠, 그 황홀한 빛남
이영주
항아리의 삶, 사람의 삶
옳고 아름다웠던 박완서 선생님
한혜숙
레인 마니아
클로드 치아리의 <첫 발자국>
조유안
다시 춤을 추며
세 여자
유희인
결혼
밑천이 된 교훈
최순희
시간의 방향
식탁
신중선
맥주 맛도 모르면서-이별에 대처하는 나의 자세
다시 광화문 거리를 찾으며
김미라
이름에 관한 단상
서랍 속의 카프카
권지예
내 안의 봄꽃
잃어버린 우산
허혜정
미인도를 닮은 시
나무는 젊은 여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정리한다는 것,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 몇 십 년 묵고 있는 뒷 광의 것, 부엌살림, 옷가지, 침구, 책, 장식품 등 계획적으로 한 가지씩 차근차근 해나가야 하고 무엇보다도 부지런해야 하는데, 당장 살아 있는 지금 해야 할 일조차도 제 때에 못해서 쩔쩔매고 있으니까, 게으른 자의 자가 변명이겠지만 ‘죽음이 먼저냐? 삶이 먼저냐?’ 하고 혼자서 따져볼 때도 있다.-한말숙, 「사자의 편지」
하늘이 낸 것 같은 천재도 성공의 절정에서 세상의 인정이나 갈채를 한 몸에 받는다 해도 그 성취감은 순간이고 그 과정은 길고 고됩니다. 인생도 등산이나 마찬가지로 오르막길은 길고, 절정의 입지는 좁고 누리는 시간도 순간적이니까요. 이왕이면 과정도 행복해야 하지 않을까요. 인생은 결국 과정의 연속일 뿐 결말이 있는 게 아닙니다. 과정을 행복하게 하는 법이 가족이나 친척 친구 이웃 등 만나는 사람과의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하는 것입니다. 모든 불행의 원인은 인간관계가 원활치 못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내가 남을 미워하면 반드시 그도 나를 미워하게 돼 있습니다. 남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나는 잘못한 거 없는데 그가 나를 싫어한다고 여기는 불행감의 거의 다는 자신에게 있습니다. 자신이 그를 좋아하지 않고 나쁜 점만 보고 기억했기 때문입니다.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처럼 불쌍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건 곧 사랑을 할 줄 모르는 사람처럼 불쌍한 사람은 없다는 소리와 다름이 없습니다.-박완서, 「행복하게 사는 법」
꽃은 저 혼자 피고 저 혼자 시든다. 그냥 저의 삶을 살고 있을 뿐이다. 누구의 열광과 찬사와 갈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저 저의 때를 따라 제 삶을 살 뿐이다. 새는 저의 지저귐이 듣는 이의 마음을 뒤흔든다는 것을 모른다. 꽃은 저의 자태가 아름답다는 것을 알 리가 없다. 누구에게 들려줄 일이 없는 새소리는 그래서 영원과 이어지고, 누구의 눈에 띄기를 바라는 일이 없는 꽃은 그래서 황홀하다. 비록 열흘 붉은 꽃이 없다 하나, 꽃의 아름다움은 보는 이의 마음을 하늘나라로 이끌고 간다.-정연희, 「새와 꽃의 살림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