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9060085
· 쪽수 : 279쪽
· 출판일 : 2005-05-07
책 소개
목차
정혜신 - 정신과, 내 인식의 베이스캠프
박노자 - 외국과의 만남, 그리고 경계선 뛰어넘기
고종석 - 섞인 것이 아름답다
손석춘 - 서울 공덕동의 두 이야기
조정래 - 인생은 단 1회의 연극이다
장회익 - 스님 방에서 본 지구의(地球儀)
박홍규 - 20세기 감옥에서 꿈꾼 자유로운 영혼
김진애 - 멀티 인간, 실용 인간, 여자 인간의 '일'
홍세화 - 내 젊은 날의 초상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결국 내가 20세기의 역사에서 얻은 교훈은 모든 순수한 것에 대한 열정이 위험하다는 것이다. 순수에 대한 열정이라는 것은 말을 바꾸면 근본주의, 원리주의다. 그것이 종교의 탈을 쓰든, 학문이나 도덕의 탈을 쓰든, 인종이나 계급의 탈을 쓰든 마찬가지다. 순수에 대한 열정은 좋게 말하면 진리에 대한 열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광신이라는 게 별 게 아니라 진리에 대한 무시무시한 사랑이다. 그리고 진리에 대한 무시무시한 사랑은 필연적으로 소수파나 이물질을 배제하는 전체주의의 문을 연다. 그 문을 닫아놓는 길은 모든 사람들이 전유권(專有權)을 스스로 포기하고 그와 동시에 남들이 진리를 전유하는 것도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진리에 대한 사랑을 줄이는 것, 열정의 사슬을 자유로써 끊어내고, 광신의 진국에 의심의 물을 마구 타는 것이다. 흩어져 싸우는 개인들이란 결국 세계시민주의자들이고, 세계시민주의의 실천 전략은 불순함의 옹호다. 결론을 내리자. 섞인 것이 아름답다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20세기의 교훈이다. 아직 우리는 그 교훈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듯하지만. - 본문 95~96쪽, 고종석 '섞인 것이 아름답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