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3166576
· 쪽수 : 292쪽
· 출판일 : 2012-12-17
책 소개
목차
두 여자 이야기……하성란
픽포켓……김중혁
타이베이 디스크……배명훈
수도원 오르는 길―더 송The Song 4……백가흠
밥 짓는 이야기……박솔뫼
소년……박성원
날씨 이야기……윤성희
유령들……최제훈
크리스마스 캐럴……김경욱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실 그 지명을 입에 올리자마자 최는 '부채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그 일이 있었을 때 그들은 고작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하지만 희생자 중에는 그들보다 서너 살 많은 학생도 끼어 있었다. 김은 '따돌림'이란 단어를 떠올렸다. 호남선이 이 도시를 살짝 비켜 개통되는 바람에 이 도시는 한동안 우리나라의 경제 중심권에서 떨어져 있어야 했다. "넌?" 최와 김이 동시에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는 담벼락에 널려 있던 요가 떠올랐다. 커다란 요 곳곳이 크고 작은 오줌 얼룩투성이였다.(하성란, 「두 여자 이야기」, 9~10쪽)
밤에 대도시에 갈 때면, 어둠 속에서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집마다 비밀을 간직하고 있으리라는 엄숙한 생각이 든다. 그뿐인가. 집 안의 방마다 비밀이 있으며, 그 방에 살고 있는 수천 수백 명의 가슴 속에서 고동치는 심장은 가장 가까운 사람조차도 상상하지 못할 비밀을 품고 있다. 창문 하나에 비밀 하나씩이 숨어 있다. 어쩌면 기민지가 저 수많은 창문 중 하나에 있을지 모른다고, 장우영은 생각했다. 그렇다면 기민지를 찾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김중혁, 「픽포켓」, 56쪽)
"승객은 여덟이에요, 이 우주선. 그러니까 이 디스크 하나하나가 승객이라는 거죠."
"그 말은, 도시 하나하나가 그냥 배경이나 공간이 아니라 인격체라는……?"
"그렇죠. 그 안에 들어 있는 사람들은 부속물로 취급돼요. 일종의 혈액 같은. 디스크의 생존에 꼭 필요한 소형 생태계로서만 존중받는 거죠. 물론 소모품으로 다루는 일은 없지만, 주도적 인격체로 간주되지는 않아요. 중요한 건 어디까지나 디스크거든요."(배명훈, 「타이베이 디스크」, 8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