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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책읽기/글쓰기 > 글쓰기
· ISBN : 9791186846155
· 쪽수 : 320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올리버 색스
가즈오 이시구로
캐럴 실즈
윌리엄 트레버
에드워드 사이드
이사벨 아옌데
치누아 아체베
레이놀즈 프라이스
지넷 윈터슨
앨리스 워커
아미타브 고시
옮긴이의 말 : 작가라는 사람, 문학이라는 것
참고문헌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에게 작가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무엇을 찾으려고 하는지 묻는다면, 삶과 작품의 교차점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작가의 삶에서 소설의 근원을 찾는다는 뜻은 아니다. 소설과 비슷한 경험을, 심지어는 단서를 찾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작가의 열정을 엿보는 것에 더 가깝다. 무엇이 작품을 만들어 냈을까? 무엇이 삶에 영향을 주었을까?
이 책은 그러한 매혹의 결과이다. 우리의 삶과 마찬가지로 작가의 삶 역시 부모님과 형제자매, 연인, 자녀와의 관계에 의해 형성된다는 사실을 나는 오래 전에 깨달았다. 그러나 내가 발견한 또 한 가지는 작가들의 가장 흔한 공통점, 가장 자주 나타나는 특징이 바로 주변성, 즉 이방인의 지위라는 사실이다.
저는 한동안 작가나 그 비슷한 사람들이 그런 일을 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했습니다. 방에 스스로 갇혀서 글을 쓴다는 것은 좀 이상한 일이니까요. 반사회적이기도 하고 조금 이상하죠. 정말이지, 화가나 음악가는 왜 그렇게 집착할까요? 그런 사람들은 왜 그런 일을 하는 걸까요? 저는 출판도 되지 않을 소설을 쓰고 또 쓰는 사람들을 압니다. 또 정말 바쁜 와중에도 하루가 저물 때쯤 일부러 두 시간 정도 시간을 내서 소설을 조금이라도 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해야 할 업무도 있고 돌봐야 할 아이들이 있는데도 말입니다. 저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하나라는 것은 인정해야겠군요, 그게 제 일이니까요. 시간이 조금 지나면 이상하다는 생각이, 이게 다 무슨 소용일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그런 사람들에게는 약간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아주 유능하고 삶을 아주 훌륭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지요. 하지만 근본적으로 그들의 삶은 오래전에 무너진 것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트라우마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뭔가, 평형을 잃은 거죠. 다시 말해서, 어렸을 때 절대 낫지 않는 일종의 상처를 받은 거죠. 몇 주씩 방에 갇혀서 힘들게 소설을 쓰는 것은 말하자면 그 상처를 만지작거리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엔 그런 것 같았어요. (가즈오 이시구로)
좋은 이야기는 우리를 저절로 끌어들이고, 또 좋은 이야기는 도덕적인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비도덕적이면서 정말 좋은 이야기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무언가가 우리를 좋은 이야기로 인도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있다면 운이 좋은 것이지요. 제가 대단한 일을 한다고 주장하지는 못하겠습니다. 그냥 그렇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뿐입니다. 사실은 알 수 없으니까요. (치누아 아체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