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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4626071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14-10-06
책 소개
목차
김애란 | 기우는 봄, 우리가 본 것 _007
김행숙 | 질문들 _021
김연수 | 그러니 다시 한번 말해보시오, 테이레시아스여 _029
박민규 | 눈먼 자들의 국가 _045
진은영 | 우리의 연민은 정오의 그림자처럼 짧고, 우리의 수치심은 자정의 그림자처럼 길다 _067
황정은 | 가까스로, 인간 _085
배명훈 | 누가 답해야 할까?_099
황종연 | 국가재난시대의 민주적 상상력 _119
김홍중 | 그럼 이제 무얼 부르지? _137
전규찬 | 영원한 재난상태: 세월호 이후의 시간은 없다 _149
김서영 | 정신분석적 행위, 그 윤리적 필연을 살아내야 할 시간: 저항의 일상화를 위하여 _175
홍철기 | 세월호 참사로부터 무엇을 보고 들을 것인가? _201
신형철 | 책을 엮으며 _229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 내가 가까스로 발견해낸 건 만일 우리가 타인의 내부로 온전히 들어갈 수 없다면, 일단 그 바깥에 서보는 게 맞는 순서일지도 모른다는 거였다. 그 ‘바깥’에 서느라 때론 다리가 후들거리고 또 얼굴이 빨개져도 우선 서보기라도 하는 게 맞을 것 같았다. 그러니 ‘이해’란 타인 안으로 들어가 그의 내면과 만나고, 영혼을 훤히 들여다보는 일이 아니라, 타인의 몸 바깥에 선 자신의 무지를 겸손하게 인정하고, 그 차이를 통렬하게 실감해나가는 과정일지 몰랐다. 그렇게 조금씩 ‘바깥의 폭’을 좁혀가며 ‘밖’을 ‘옆’으로 만드는 일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그 이해가, 경청이, 공감이 아슬아슬한 이 기울기를 풀어야 하는 우리 세대가 할 일이며, 제도를 만들고 뜯어고쳐야 하는 이들 역시 감시와 처벌 이전에, 통제와 회피 이전에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인지도 몰랐다._김애란(소설가)
오늘 밤하늘은 밤바다처럼 빛을 내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밤하늘에 쾅쾅 박힌 별이 못이라면, 그것은 길이를 잴 수 없이 긴 못, 누구의 가슴에도 깊이를 알 수 없이 깊은 못입니다.
아직은 어디서 날이 밝아온다고 말할 수 없는 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빛을 비추며, 서로서로 빛을 비추며, 죽은 아이들을 찾아야 합니다. 잃어버리면 안 되는 것, 잊어버리면 안 되는 것들을 찾아 어둠 속으로 파고들어가야 합니다._김행숙(시인)
우리는 자신의 실수만을 선별적으로 잊어버리는 망각, 자신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무지, 그리하여 시간이 흐를수록 나만은 나아진다고 여기는 착각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그게 바로 자신의 힘으로 나아지는 길이다. 우리의 망각과 무지와 착각으로 선출한 권력은 자신을 개조할 권한 자체가 없다. 인간은 스스로 나아져야만 하며, 역사는 스스로 나아진 인간들의 슬기와 용기에 의해서만 진보한다._김연수(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