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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에세이/시
· ISBN : 9791124643013
· 쪽수 : 178쪽
· 출판일 : 2026-06-2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최정화 2
사는 게 매일매일 권민경 9
쓰레기통과 나 김기창 21
사라진 섬으로 가는 길 김정 33
쓰레기는 우리를 연결하고 있다 나희덕 47
쓰고, 버리고, 사는 일 백수린 61
기분이 째지는 삶, 베스트 드레서의 삶 서한용 73
미래라는 관객 신해욱 91
일 인분의 지붕, 그것으로 충분하다면 유영은 107
생활의 잔해들 속에서 윤은성 119
내게 남겨진 것들 이소연 135
우리는 이미 늦었다 정선임 147
고양이 한 마리만큼의 쓰레기 최정화 163
저자소개
책속에서
인간이 산다는 것은 매일매일 필수적으로 쓰레기를 만들어 내는 일인데, 내가 아프고 망가졌다는 증거가 내가 살아 있어서 생기는 쓰레기와 쓰레기의 산이라니, 이 묘한 상관 관계에 대해 골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까 내게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결심은 곧 자신을 돌보고 회복하고 싶다는 의지처럼 여겨진다.
십여 년 전, 환경 운동 단체에서 일하는 친구와 함께 인천으로 바다낚시를 간 적이 있다. 선상에서 아점으로 컵라면을 먹었는데, 나도 친구도 깨끗이 비우진 못했다. 내가 남은 찌꺼기 처리 문제로 난감한 표정을 짓자(환경 운동가 앞에서 찌꺼기를 바다에 투척하는 것 같은, 막돼먹은 행동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친구는 낄낄 웃으며 내 컵라면을 갖고 가더니 자신의 것과 함께 마치 낚시 캐스팅을 하듯 그 속에 든 것을 바다에 투척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바다는 다 받아 줘.”
‘이 자식 보게. 환경 운동한다는 놈이…….’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는데, 마침 배 후미에서는 선장님이 바지 지퍼를 내리고 볼일을 보고 있었다. 정말 바다는 다 받아 주는 것인가?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친구 말이 맞았다. 바다는 태초부터 지금까지 지구에서 가장 큰 쓰레기통이었다. 바다는 지구 생명체가 만든 수많은 종류의 찌꺼기를 다 받아 주고, 분해하고, 정화했다. 분해되고, 정화되지 않는 것들이 버려지기 전까지.
난지도의 난은 어려울 난이 아니라 난초의 난(蘭)이었다. 나는 언덕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불과 사십여 년 전까지는 존재했던, 난초와 지초로 향기로웠던 섬의 흔적은 조금도 찾을 수 없었다. 비에 젖은 경사면의 초록빛이 유난히 짙어 보였다.
그때 검고 커다란 새 예닐곱 마리가 큰 소리로 울며 노을공원 위를 날았다. 까마귀였다. 나는 급히 목에 걸고 있던 쌍안경을 눈에 갖다 댔다. 조작이 익숙지 않아 초점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까마귀가 날고 있는 곳 아래에는 캠핑장이 있다고 해설가님이 말했다. 그럼 저 까마귀들은 사람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서로 차지하려고 싸우는 건가요.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묻지는 않았다.




















